풋볼리티카 - 세계를 흔든 55가지 축구 이야기
라몬 우살 지음, 조진희 옮김 / 나름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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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티카>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55가지의 축구 이야기는 결과적으로 정치와의 연관성 그리고 축구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예시이다.
각 나라의 축구 클럽을 좋아하는 축구팬들은 정말 많다. 축구가 스포츠이기 때문에 정치와 엮이면 안되는 부분이나 축구를 통해 정치의 영향과 그 나라의 변화를 주게된 사건들은 지금도 대단한 일이자 축구이기에 알 수 있는 사항이다.
우리에게는 볼 수 없는 이야기들이나 축구 강국 국가들의 클럽은 축구 실력도 이야깃거리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책 제목인 '풋볼리티카'라는 말은 카탈루냐어의 '축구'와 '정치'를 결합해 만든 표현으로 두 영역 간의 긴밀한 관계를 나타낸다.

'축구는 정치와 불리되야 한다'라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2017년도 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와 월드컵에 대한 언론의 높은 관심을 받은 여자 축구와 2023년 여자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우승한 뒤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한 부분이 결과적으로 정치가 축구에 미치는 영향의 예시로 볼 수 있다. 
※ 토트넘 홋스퍼 FC
손흥민 선수가 뛰었던 토트넘 홋스퍼 FC은 유대인 팀으로 인식돼 왔다. 유대교 신자는 많지 않았지만, 1982년 이후 구단을 이끈 세 명의 구단주 모두 유대계 출신이였고,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러시아 등 동유렵의 박해를 피해 런던으로 이주한 유대인이 급증하면서 런던 북부의 유대인 공동체가 빠르게 성장했고, 이는 1882년에 창단된 클럽에 이미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큰 열정을 불러일으켰다. 런던 인근에서 태어난 2세대 유대인 팬들에 의해 더욱 공고해져 1930년대 영국 축구계에서 유대인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유대인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했는데, 1960년대 들어서면서 라이벌 팬들은 토트넘을 '완전한 유대인 클럽'이라며 조롱하고 공격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특정 표현('이드Yid') 사용으로 인한 충돌로 런던 클럽의 정체성에 유대인의 영향력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였다.
※ 레드 스타 FC
파리하면 파리 생제르맹(PSG)이 프랑스 최고의 팀 중 유일한 파리 연고 클럽이었지만, 1970년 창단 이후 카타르 자본 유입 전까지 리그 우승은 단 두 차례뿐이었다. 카타르의 석유 자본은 마치 모든 것을 살 수 있을 것 처럼 보였다. 이웃의 억만장자 클럽과 달리, 레드 스타 FC는 1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팀명에서 혹시나 볼셰비카를 연상시킬 수 있지만, 이 팀은 대서양 횡단 여객선 회사인 '레드 스타 라인'에서 따왔다. 처음에 세련된 파리 7구에 있다가 교외의 노동자 밀집 지역으로 옮기면서, 클럽의 정체성이 부르주아 클럽에서 노동자와 도시 빈민의 팀으로 변화했고, 프랑스 해방 전까지 꾸준히 1부 리그에서 활약했다. 해방 이후 쇠퇴의 길로 들어섰지만 정치적 상징성은 뚜렷하게 남아있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여전히 이 클럽의 저항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 AS 로마
로마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흥미로운 도시 중 하나로, 축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AS 로마는 수도의 노동자 계층이 주로 지지하는 도시 대표팀이며, 1920년대 후반 파시스트 정권은 로마에 있는 모든 축구 클럽을 하나의 스포츠 단체로 통합해, 당시 이탈리아 추구를 지배하던 북부 팀들에 맞서려했다. 그 결과 1927년 포르티투도, 알바 로마, 그리고 로마의 공식 색상을 유니폼에 사용하던 소규모 귀족 클럽 로마 축구클럽이 통합되어 AS 로마까 창설됐다. AS 로마는 창단 초기 부터 유일하게 합병에 참여하지 않은 SS 라치오와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으며, 이 경쟁은 단순한 스포츠 차원을 넘어 정치적, 사회적 의미를 띠게 됐다. 파시즘이 몰락한 이후, 로마 지역 사회 내에서 축구를 둘러싼 갈등은 오히려 심화되었으며, AS 로마는 더욱 뚜렷한 노동자 계층의 색채를 띠게 되었고, 여전히 대중적이고 좌파 성향의 클럽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여전히 '영원한 도시' 로마의 대중적 중심이자, 벤디티가 노래한 "이 도시의 진정한 심장"으로 남아 있는 현실에 바꾸지 못했다.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초기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아틀레틱 클루브 마드리드 지부'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며, 바스크 팀인 아틀레틱 빌바오의 하부 조직에 불과했다. 1910년부터는 클럽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흰색 줄무늬 유니폼을 입기 시작했다. 아틀레틱 빌바오의 후원에서 벗어난 1923년, 오늘날 '아틀레티'로 불리는 이 클럽은 전설적인 메트로폴리타노 경기장으로 이전했으나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격동의 세월을 보내며 경기를 치렀다. 1940년 클럽 이름이 '클루브 아틀레티코 아비아시온'으로 변경되었는데, 이는 모든 기관의 '외국어 사용'을 금지한 이른바 '히스패닉화'법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법은 영어 문화의 영향을 받은 거의 모든 축구 클럽이 이름을 바꿔야 했다. 흥미롭게도, 이후 이 규제가 완화됐을 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전의 이름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오히려 클럽은 파시즘이 의해 부여된 히스패닉 이름을 유지하기로 결정했고, 그 이름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1970년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엘 푸파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는 늘 불운이 따르는 사람을 뜻하는 표현으로, 1974년 유러피언컵 결승전에서 급부상한 FC 바이에른 뮌헨에게 패한 일이 계기가 됐다. 이 불운의 전설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서민의 클럽'이라는 이미지를 안겨줬다.

※ AFC 아약스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은 유대인 역사에서 중요한 도시로,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많은 유대인이 거주해 '서쪽의 예루살렘'이라 불렸다. 암스테르담의 대표 축구 클럽이 유대인 공동체와 깊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1900년 창설된 이 클럽은 트로이 전쟁의 그리스 신화 영웅 이름을 따 명명됐으며, 곧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팀으로 성장했다. 1920년대에 들어서며 AFC 아약스는 점차 유대인 문화와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됐다. 그러나 1940년 5월 나치 독일의 네덜란드 침공은 이러한 흐름을 단절시켰다. 독일 점령은 네덜란드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드러냈고, AFC 아약스 역시 나치의 지시에 따라 유대인 회원들을 추방했고, 이들 중 상당수는 홀로코스트의 희생자가 됐다. AFC 아약스는 본래 '유대인클럽'이 아니었고, 지역 인구 중 유대인은 소수였으며 팀 내 유대인 선수도 거의 없었다. AFC 아약스가 유럽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에는 '토탈 풋볼' 전술과 유대인 인사들의 재정적 지원이 있었다. 클럽과 유대교의 연관성이 점점 강해지자 팬들은 이를 상징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으나, 이러한 변화는 유대인 팬들에게 복합적인 감정을 안겼다.

※ FC 디나모 키이우
FC 디나모 키이우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대표팀이 되었는데, 소련이 붕괴하는 시점에서 클럽은 러시아식 명칭인 '디나모 키예프'로 불리며 소련 리그에서 활동했고,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소련의 일부였다. 클럽의 초창기에는 소련 비밀경찰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 197년 창단 당시 펠릭스 제르진스키가 창설한 체카(비밀경찰) 소속 팀으로 출발했으며, 이후 악명 높은 KGB 소속 클럽으로 활동했다. 당시 비밀경찰 조직은 우크라이나 민족주의를 반혁명적이고 반사회주의적인 것으로 규정하며 탄압했다. 1990~1991시즌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색상의 유니폼을 채택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소련 리그에서 뛴 마지막 시즌이 됐다. 디나모 키이우는 거리의 애국심을 경기장으로 옮겨오며 우크라이나의 사실상 국가대표팀으로 자리 잡았으며, 디나모 키예프와 모스크바 팀들, 특히 FC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와의 치열한 경쟁은 소련 권력의 중심지인 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간의 긴장을 반영했다. 소련 내 어떤 팀보다도 많은 9번의 컵 우승과 13번의 리그 타이틀을 차지하며 모스크바의 권세에 맞섰고, 우크라이나의 자부심으로 만들었고, 우크라이나 당국조차 사실상 국가대표팀으로 여길 정도였다. FC 디나모 키이우는 우크라이나가 역사적 격변 속에서 독립을 위해 싸우던 시기에 국가대표팀에 준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풋볼리티카 #나름북스 #라몬우살 #조진희 #축구와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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