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할머니 약국
히루마 에이코 지음, 이정미 옮김 / 윌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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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손에서 좀처럼 떠나지 책이 한 권 있다. 매일 조금씩 조금씩 읽어 내릴 때마다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영양제를 먹고 난 기분이 든다. 책을 읽고 있는  것뿐인데, 신기하게도 몸도 마음도 튼튼해지는 것 같다. 몸에 좋은 보양식이라도 잔뜩 먹은 것처럼, 누군가 나에게 정성을 다해 좋은 음식을 대접해 준 것처럼,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절로 행복과 용기가 샘솟는다. 참 좋다.

 

🔖
"뭐 그리 특별한 이야기랄 게 없는데요. 저는 그냥 평범한 약사라서요." (P.4)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다. 책 속 문장들은 화려하다기보다 평범한 이야기에 가깝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픈 마음이 사르륵 낫는다. 약과 함께 넌지시 건네주는 할머니의 다정한 이야기가 아픈 마음을 낫게 하고 다정한 위로로 다가온다.

도쿄의 번화가 한 모퉁이에서 1023년, 문을 연 약국. 그곳에서 약국과 똑같은 세월을 살아온 히루마 에이코 씨. 무려 75년을 그곳에 서온 약사 히루마 에이코 씨는 동네에서 아주 유명한 마음 약사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그녀를 마주하면 힘이 솟고, 따스한 기운을 받아 간다고 한다. 약과 함께 넌지시 건네는 이야기가 아픈 마음도 낫게 해준다고 한다. 그곳이 바로 [100세 할머니 약국]이다. 그녀는 몸과 마음을 모두 낫게 해주는 진정한 힐러가 아닐까?

 

❤️‍🩹 인생을 살다 마주하는 여러 시기가 있다. 우리는 살다 보면 병을 마주하기도 하고, 위기를 만나기도 한다. 꿈을 꽃아 오르막을 오르기도 하며, 다시 내려가야 하기도 한다. 그리고 때론 지치기도 한다. 그럴 땐 멈춰 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녀는 약국이 그렇게 한숨 돌리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꼭 힘을 다해 달리지 않아도 좋은 여행길이라는 말이 무척 위로가 되었다.

❤️‍🩹 조금이라도 멍하니 있다간 금세 뒤처지는 요즘 세상, 그러나 100세의 약사님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순전히 나이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은 사실 세상에 별로 없다"고. 그저 시간을 갖고 차분히 그 일고 마주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이다.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어제와 완전히 똑같은 오늘은 없다는 문장이 무척이나 와닿았다.

❤️‍🩹 후회는 되새기면 되새길수록 당시의 감정을 자꾸만 다시 끄집어내는 것과 같다고 한다. 백해무익 그 자체. 후회는 독이라고 한다. 신기하게도 마음속 응어리는 붙잡고 있어도 해결되지 않으며  오히려 힘껏 쥔 손을 슬며시 풀 때 모든 것이 누그러들지 않던가. 결국 내가 달라져야 한다.

❤️‍🩹 "참견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에 백 퍼센트 동의한다. 진심을 담은 말은 한 마디면 충분하다. 한 마디일지라도 상대방 마음에는 깊이 남기에, 상대방에 대한 관심을 표현할 때, 말을 자꾸 보태는 것보다 꾹 하고 마음을 담은 한 마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나친 관심은 관심이 아니라 참견임을 명심하자.

❤️‍🩹 걱정은 미래에 나쁜 일이 생긴다고 예측하는 것과 같다. 일어날지 아닐지도 모르는 일에 대해 걱정하기 보다 즐거운 일에 몰입하는 편이 몸과 마음 더 나아가 인간관계에 훨씬 이롭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일에 대해 걱정하는 일은 나의 몸과 마음을 좀먹는 일이다.

❤️‍🩹 "남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거칠거칠한 모난 마음이 시간과 함께 조금씩 깎여 나가, 이제는 반질반질한 둥근 돌처럼 변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감정이야말로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본심과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어요." (P.121) / "세상의 잡음에 휘둘리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눈앞에 있는 이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길입니다. (P.124)

 

삶의 의미를 찾느라 바쁜 우리들에게, 전쟁에서 살아남아 100년을 살아온 그녀는 생명의 존귀함 그 자체를 이야기한다. 어떤 생명이든 태어난 것만으로도 존귀하며, 인생의 의미와 나의 가치를 확인하는 것보다 내가 이어받은 생명에 대한 감사로 채워가야 한다고 말이다. 의미가 있어야만 존재하고 이유가 있어야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이 시작되었다는 건 또 하루를 살아가라는 것. 걱정과 두려움, 후회를 떨치고 새로이 채워나갈 하루에 감사하자!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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