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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기린 ㅣ 파란 이야기 20
김유경 지음, 홍지혜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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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뷰'는 마인드 업로딩 기술로 육체 없이 정신만을 옮겨놓은 네트워크 세상이다. 인공 지능 에모스는 지구의 지구의 기후 위기가 인간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인류는 에모스에게 리버뷰의 설계를 맡겼고, 리버뷰가 완성되자 '지구 청소 정책'에 따라 모든 인류가 이곳으로 이주하기로 했다. (P.7, 프롤로그)
가족들은 모두 먼저 리버뷰에 입주했지만 어쩐 일인지 마인드 업로딩에 번번이 실패한 재이는 리버뷰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85%의 인류가 리버뷰로 옮겨간 지금은 남겨진 인류를 관리해 주지만, 90%가 넘는 순간부터 지상에 남은 인간을 더 이상 관리하지 않는 것이 에모스의 원칙! 홀로 남겨진 재이는 고양이 땅콩과 호두와 함께 버티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생물들을 가까이하던 재이. 재이는 어릴 때부터 동식물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대화를 주고받던 아이였다.
오늘도 또 마인드 업로딩에 실패해 집으로 돌아온 재이. 그런데 놀랍게도 커다란 기린이 재이네 정원 한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나무의 잎을 따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재이는 에모스의 허락을 받아 리버뷰에 들어가기 전까지 기린과 함께 하게 되었다. 기린의 이름은 럭키가 되었다. 리버뷰에 있는 친구 지원이와 접속해 럭키를 자랑하던 재이는 소라가 리버뷰에 스스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소라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소라의 그림자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재이는 진짜 럭키의 목소리를 듣는다. 재이의 뇌를 스캔해본 에모스는 재이의 뇌에 브라운이라는 부분이 있었고, 브라운이 일주일 사이 커져 동물들의 주파수를 자아내고 언어를 해석할 수 있게 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결국 재이는 브라운 때문에 리버뷰에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이다.
재이는 브라운을 없애고 리버뷰에 들어가기 전, 소라를 만나러 간다. 동물들 덕에 숲에서 재이는 소라를 찾아내고, 강아지 또순이와 함께 숨어 있던 소라는 자신의 반려동물들만 두고 갈 수 없어 리버뷰에 들어가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이주율이 90% 넘어 자유로워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던 많은 사람들.
✔️소라는 끝까지 들키지 않고 또순이와 버텨낼 수 있을까?
✔️소라와 함께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재이는 자신의 가족이 있는 리버뷰에 입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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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어젠가 인류에게도 닥쳐올지 모르는 미래. 지구가 더 이상 인류의 터전이 되지 못하는 미래가 되면 우리 인류도 가상의 네트워크 세상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정신만 살아 가상의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과연 행복할까?
가족이 모두 함께 이주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얼마나 괴로울까? 반려동물들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결정을 할까? 우리에게 이런 일이 닥친다면 우리도 이기적인 선택을 하게 될까? 이런 상황에서도 윤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지구가 인간 때문에 망가져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는 땅이 되었다는 것도 너무 무서웠지만,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져 살아가는 상황 또한 너무 마음 아팠다. 가족과 같은 생명들과 헤어지는 사람들의 마음도 물론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만 한다. 이기적인 선택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히 여겨질 수 없다. 읽는 내내 씁쓸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이를 바로잡아가는 손길들이 인류의 미래가 여전히 밝다고 이야기하는 듯했다.
재이가 정체성을 찾아가고 자신의 장점 단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도 무척 좋았다. 자신의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설정하고 나아가는 모습도 무척 씩씩하고 용감하게 느껴졌다. 내가 재이라면 어떻게 결정했을까? 어떻게 행동했을까? 쉽지 않았을 거 결정과 선택에서 커다란 확신이 느껴졌다. 진짜 나다운 삶, 내가 만들어가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동화였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