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여우의 숲속 가게
카이야 판눌라 지음, 네타 레흐토라 그림, 이지영 옮김 / 초록귤(우리학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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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는 여름에만 열리는 숲속 가게의 주인이에요.
모두들 즐겁게 가게 앞 정원 장터에서 물건을 사고팔았지요.
하지만 여우에겐 벅찼고 더 이상 신나는 일이 아니었어요.

🔖 
"때가 온 거야, 지금이 아니면 안 돼. 나도 나이가 꽤 들었고."

여우는 젊은 오소리에게 가게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했어요.
톡톡 튀고 모르는 것도 많고 허둥대는 오소리가 못마땅했지만
여우의 걱정과 달리 나름대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오소리를 바라보며 여우는 많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
"숲속 가게 덕분에 그동안 여름마다 좋은 추억을 만들었어.
하지만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지. 안녕, 숲속 가게."

 

여우는 여름 내내 이웃들의 일상을 찍었어요.
그리고 그 수많은 이야기들이 필름을 통해 가득 모였지요.
여우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마구 일어나 여우는 걱정을 했지만
여우의 걱정과 다르게 상영회는 대 성공을 거두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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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는 피곤했지만 만족스러웠어요.  진짜 영화를 만든 
기분이었죠. 혼자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요.

 

여우의 삶이 조금씩 저물어가고 있었어요.
여우는 그리운 친구에게 그리움을 담아 편지를 보냈지요.
그리운 친구가 도착하고, 여우는 그리운 친구와 함께합니다.
조금씩 기운을 잃어가면서도 친구와 함께라서 행복했어요.

🔖
손님들은 여우가 어디에서라도 나타나길 바랐어요.
다들 무슨 말을 하려다 멈추고 훌쩍였어요.
누군가는 웃으면서 여우와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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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세계에서 살아가던 전편의 '그림 그리는 여우'
여우는 진정한 친구들을 만나 함께의 의미를 깨달았지요.
'그림 그리는 여우'가 4년 만에 다시 돌아왔어요.
바로 [그림 그리는 여우의 숲속 가게] 입니다.

전작처럼 작은 이야기 셋이 옴니버스로 이어져 있고요.
특히 [그림 그리는 여우의 숲속 가게]는 삶에 대한 마무리라는
주제로, 이미 어른이 된 저에게 굉장히 큰 울림을 주었답니다.

 

자신의 원칙을 내세우고,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도 많죠.
어른답지 못하게 잘못된 생각을 고집스럽게 내세우기도 하고,
잘못된 신념이 무조건 맞다고 욕심을 부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욕심을 내려놓고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며 자신의 삶을
지혜롭게 잘 마무리하고자 하는 어른들도 참 많이 계셔요.
저도 꼭 그런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고요.

책 속 여우를 보며 자신의 삶을 잘 정리하고 받아들이면서도,
차분하고 편안한 마무리를 잘 해낸 것 같아 많이 뭉클했어요.
말 그대로 삶의 지혜를 보여준 여우를 보며 감사했습니다.

 

그림책에서 죽음, 삶의 마무리라는 주제를 다루기는 쉽지 않죠.
특히 다른 이의 입장에서 본 누군가의 죽음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차분히 정리해 가는 여우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반 백 살에 가까워진 저는 무척 커다란 울림을 느꼈습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삶이 저물어감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내가 평생을 옳다고 믿고 욕심내었던 많은 것을 내려놓는 일,
다음 세대에게 그들을 오롯이 믿고 나의 자리를 내어주는 일,
내 생각만 옳다고 여기지 않고 다른 이의 생각도 존중하는 일,
다른 이에게 자존심 세우지 않고 진심으로 도움을 청하는 일,
그 도움에 진심 어린 고마움을 표하고 마음을 표현하는 일까지

여우의 수많은 선택과 행동을 통해, 그 지혜로운 마무리에
많은 깨달음을 얻고 다짐을 더 굳세게 하기도 하였답니다.

 

🦊 숲속 가게의 여우 씨, 이제 편안히 그곳에서 쉬어 가세요.
따스한 평화와 편안한 안식이 당신과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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