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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나 나야 나 - 2025년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ㅣ 모두를 위한 그림책 83
기쿠치 치키 지음, 황진희 옮김 / 책빛 / 2024년 9월
평점 :
표범과 사자, 책의 표지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노란 표범과 빨간 사자, 어쩐 찌 둘은 좀 달라 보이죠?
근데 둘의 표정이 정말 밝고 신나 보이는 것 같네요.
과연 둘 사이에 어떤 즐거운 일이 있었을까요?
표범과 사자는 서로 외치고 있어요.
"나야 나, 나야 나!"
표범은 이야기해요. "내 발톱이 더 뾰족해!"
사자는 이야기해요. "내 근육이 더 단단해!"
표범과 사자는 서로 자기가 더 잘났다고 외쳐요.
무늬가 더 예쁘다고, 갈기가 더 멋지다고 말이에요.
그렇게 시작된 나야 나! 내가 더! 이야기는,
점점 더 커다랗게 상상의 세계로 나아갑니다.
하늘을 나는 새가 되기도 하고요.
뿌리로 휘감는 나무가 되기도 하지요.
노오란 폭풍우가 되기도 하고,
빠알간 해님이 되기도 했답니다.
아이들끼리 놀다 보면 그런 순간이 있지요?
"내가 이거 할 거야, 아니야 내가 할 거야.
내가 더 잘해! 아니야 내가 더 잘한다고!"
라고 서로 막 싸우다가 아무것도 아닌 일에
까르륵 웃음이 터져 버리는 순간 말이에요.
이제껏 싸운 것을 싹 잊어버리는 순간 말이에요.
바로 그때처럼, 표범과 사자도 열심히 우기다
점점 상상이 커지고 커져 재미있는 놀이가 되자
서로 싸우던 것은 어느새 잊어버리고 말았나 봐요.
그냥 지금 이 순간, 둘이 함께하고 있는 이 순간이
참 재미나고 행복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나 봅니다.
어느새 둘은 서로를 인정하는 한 마디를 던졌거든요.
"그래, 그래."
이 말 뒤엔 어떤 말들이 숨어 있을까요?
내 발톱이 뾰족하지만 너의 근육도 단단해!
내 무늬가 예쁘지만, 너의 갈기도 정말 멋져!
서로 다른 두 친구가 서로를 내세우기에 그치지 않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다름을 받아들이며
나와 너는 다르지만 각자의 장점을 지닌 존재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순간, 바로 그 결정적인 순간,
싸움의 승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서로가 다르지만 이렇게 우리는 함께 놀 수 있구나,
서로를 인정하고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구나 하는 거죠.
아이들도 그럴 거예요. 우리는 당연히 서로 다르니까요.
때론 내가 더 잘하는 것도 네가 더 잘하는 것도 있고,
내가 덜 예쁜 것도, 네가 더 멋진 것도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럴 때 그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고, 친구가 되어
서로 이야기 나누며 재미있게 놀 수 있으면 되는 것이지요.
오늘도 이 얇은 그림책 한 권에서 가치로운 삶을 배웁니다.
우리 너무 잘나고 예쁜 것만을 찾느라 삶을 허비하지 말아요.
세상의 수많은 다양함 속에서 최고만을 찾기보다는
우리가 서로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내 함께 어우러지고,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새롭고 즐거운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 삶은 충분히 행복하고 멋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