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엔딩 클럽 티쇼츠 2
조예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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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가볍게 잡히는 책들은 가볍게 들고나가 읽기 참 좋다. 카페에 앉아, 혹은 여행길에 막간을 이용해 읽다 보면 금방 읽히고 좋은 독서의 경험으로 기분 좋게 남기 마련이다. 이 책도 그랬다. 청소년들이 부담 없이 읽기 아주 좋은 책, 위즈덤하우스의 짧은 문학 티쇼:츠 시리즈 두 번째 책, 바로 조예은 작가의 [ 초승달 엔딩 클럽 ]이다.

핑크색인지 붉은색인지 모를 달과 그와 똑같은 색의 젤리가 과학실험실에 온통 흩뿌려져있는 듯한 책표지부터 눈길을 끈다. 살짝 섬뜩한 기분이 들기 마련인 과학실험실인데 이상한 물체들이 가득하니 더욱 섬뜩하고 오싹하다. 게다가 책 제목마저 초승달 엔딩 클럽이라니! 책 표지의 느낌으로는 새드 엔딩인지 해피 엔딩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어 더욱더 궁금해진다.

 

📖
모든 일은 대보름날에 시작되었다. '이제미'는 엄마와 아빠의 불화로 인해 스스로  불행의 늪에 빠진 중학생이다. 엄마와 아빠가 또다시 다투던 그날, 우연히 학교 별관의 생물실에 숨어들게 된 제는 '학교에는 보름달이 뜨는 날 별관을 통해 다른 차원의 세계로 갈 수 있다'라는 괴담을 떠올리다 잠이 든다. 그리곤 그런 제미가 깨어나는 순간 두 눈에 비친 것은 피처럼 붉은 달과 붉은 생물실, 그리고 진흙같은 괴물이었다. 괴물로부터 무작정 본능적으로 도망치던 제미는 친구 연준에게서 걸려온 전화 덕분에 붉은 괴물에게 잡아먹히려는 순간 현실로 돌아온다.

다시 돌아간 집은 여전히 감옥 같았다. 이젠 세상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 끝에 붉은 생물실을 떠올린 제미는, 목숨을 끊는 방법으로 괴물에게 잡혀먹히는 것을 택한다. 그리고 다음 보름날 함께 가면 좋을만한 아이들을 모집하기에 이른다.  제미는 그렇게 정수림과 유환희를 만난다. 유환희와 몰려다니던 장광은에게 1년간 괴롭힘을 당했던 정수림. 대형 오디션에 붙었지만 데뷔조에서 떨어지고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희망이 사라진 유환희. 결국 셋은 함께 붉은 달의 세계로 가 함께 죽을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어쩐지 막상 그곳에 도착하니 죽어라 달리고 있는 자신들을 발견한다. 죽으러 온 세계에서 아이들은 다시금 기적을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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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될 줄 진짜 몰랐을까? 사실은 다 알고 회피했던 게 아닐까?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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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상한 세계의 주인은 누굴까? 괴물은 정말 우리를 잡아먹으려고 쫓아오는 걸까?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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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다 겁쟁이라 여기 온 거야. 스스로나 다른 사람을 탓할 필요는 없지만.... (P.89)

 

죽으려고 넘어온 아이들이지만 살고 싶어졌다. 몇 시간 뒤 생물실에 올 연준이 기적을 일으켜주길 바란다. 계속 달리던 아이들은 마침내 괴물과 맞닥뜨리고 드디어 괴물에게 잡아먹히려는 그 순간, 정말 기적처럼 현실로 돌아온다. 

그러나 제미는 자꾸만 괴물의 떨림과 슬픔이 떠오른다. 그리고 결국 다시 괴물에게로 돌아가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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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려고 괴물을 찾아갔으면서, 이제는 괴물을 구하고 싶어 하다니. 사람의 읠이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내 미래도 그럴까? 뜻밖의 새로운 돌파구를 발견할 수 있을까? (P.139)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로부터 그저 도피하고 싶은 10대 아이들. 세상을 살아갈 희망과 힘조차 얻을 수 없는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 마음 아팠다. 오죽하면 그런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곤 이내 그 마음들이 이해가 되었다. 우리도 가끔은 너희처럼 그런 생각을 한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그런 생각이 들어도 괜찮다고 도닥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힘껏 도망치는 것 또한 내 인생의 한 방향이라는 것도 이야기해 주고 싶다. 도망치고 싶을 때 한껏 도망치다 보면 또 다른 돌파구를 발견할 수도 있다고, 갑자기 희망이 다가오기도 한다고. 전혀 변할 것 같지 않은 삶도 분명 조금씩 변해간다고. 결국 시작도 엔딩도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 

🔖
혼자가 아닌 셋이서 함께 목표를 이룬 기분은 상상보다 더 엄청났다. 지금껏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어떤 낯선지점을 통과한 기분이랄까. (P.159)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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