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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자기 인형의 모험 ㅣ 그림책 숲 35
최정인 지음 / 브와포레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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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작은 도자기 인형이 작은 바구니 안에 있어요.
진열장 안에 자리 잡은 다른 도자기 인형들과 달리,
바구니 속 낡은 촛대와 오래된 책들과 함께 말이지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듯한 테이블 위 작은 바구니.
도자기 인형이 있어야 할 곳은 그곳뿐인 듯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 같은 우연'이 일어났습니다.
비가 오자 골동품 가게 주인이 서둘러 짐을 정리하다가,
그만 도자기 인형이 떨어진 것을 눈치채지 못했거든요.
그렇게 비 오는 거리에 떨어져 있던 도자기 인형을 향해
빗방울이 모여 만든 물줄기와 함께 모험이 시작됩니다.
어느덧 모인 물줄기는 검은 물속으로 흘러들게 되고,
인형은 우연히 친절한 야간 비행사 곰을 만나기도 하지만,
어느새 불어난 물에 쓰레기가 되어 이름 모를 곳에 던져지죠.
여러 날과 여러 밤이 겹겹이 쌓여가는 오랜 시간 동안,
이 계절이 다른 계절로 뒤덮여가는 더 오랜 시간 동안,
그 오랜 계절 동안 묻힌 채 기다리고 있던 도자기 인형에게
다음 날이, 또 다른 어떤 날이 또 '우연히' 다가오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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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우연의 연속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인연을 계속해서 만나고 우연이 이어지면서,
우리의 삶은 방향성을 지니고 어딘가로 나아가지요.
지금 내가 어느 길로 가고 있는지 무엇이 기다리는지
세상의 그 누구도 미래를 미리 알 수 없어요.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수많은 우연들이 모이고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 지금의 내가 되었다는 것.
그 어떤 우연도, 의미가 없는 우연은 없다는 것이랍니다.
제가 좋아했던 사극 '육룡이 나르샤'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작고 작은 인연이 쌓이고 쌓여서 길이 됐고, 그 길 따라서 가는 거지."
작고 작은 수많은 인연들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길이 되었고,
나에게 주어진 그 길을 따라서 가는 것이 바로 삶이라는 거죠.
'운명 같은 우연'은 우연이자 필연이며, 또한 운명인 것이에요.
작은 도자기 인형은 그렇게 자신의 길을 따라 흘러갔어요.
어느 누군가는 버리는 물건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고,
어느 누군가는 소중한 친구로 품어주기도 했었지요.
이름도 없이 그렇게 흐르고 흐르던 도자기 인형은,
긴 시간동안 자신만의 우연이 만든 길을 따라 간거에요.
어쩌면 도자기 인형처럼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야 나의 진짜 길을 찾을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분명히 그 길의 끝엔 진짜 나의 모습이 있습니다.
작다고 쓸모가 없다고 여겼던 도자기 인형이었지만,
마침내 자신의 길을 찾은 뒤, 새로운 삶을 만나게 됩니다.
그 삶이 도자기 인형의 길이었고, 자리였던 것이에요.
그 누구도 몰랐었던 도자기 인형만의 삶이지요.
어디에 쓰일지, 언제 쓰이게 될지는 그 누구도 모르지만,
세상 모든 만물에는 저마다 자신의 자리가 꼭 있습니다.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란 결코 없거든요.
어딘가 있는 나의 쓰임새, 나의 길, 나의 진짜 모습!
그것을 찾을 때까지 우리 조금 흘러보면 어떨까요?
길을 따라, 바람을 따라, 내 마음을 따라 말이에요.
인생의 방향을 위해 이리저리 흔들리며 흐르고 있는
저희 집 고3 큰 딸에게 이 그림책을 보여주었습니다.
"네가 어디에서 쓰이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어도,
세상의 모든 존재에는 다 저마다의 자리가 있어.
네가 지금 흘러가는 모든 길과 만나는 모든 인연이
너를 너의 길로 인도해 줄 테니 한번 흘러가 보자!
세상은 너의 삶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어.
그때까지 조금은 흔들리고 조금은 기다려야겠지만,
수많은 경험이 널 진짜 너로 만들어 줄 거야."라고요.
🔖
세상은 나를 위해 어떤 멋진 것들을 준비하고 있을까?
난 말이야, 작은 바구니 속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 - 그림책 본문 중에서 -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