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들의 아주 거대하고 어마어마한 이야기 미래엔그림책
로라 시모나티 지음, 정혜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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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그림책 표지의 커다란  주인공 그림이 눈에 띄지요?
아니 게다가 그림책의 제목을 보니 더 재미있어 보여요.
' [마리들의 아주 거대하고 어마어마한 이야기] 라니
도대체 얼마나 거대하고 얼마나 어마어마한 이야기지? '
이 생각이 절로 드는 개성 있는 그림책을 만나보았답니다.

무려 2023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 수상작이네요.

 

어느 깊은 계곡 사이, 커다란 산 꼭대기의 작그마한 마을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존재 '마리들'이 살고 있었어요.
마리들도 어릴땐 결코 크지 않았어요. 그러나 점점 커져서
8살엔 아빠 키를 넘기고, 13살엔 문을 그냥 다닐 수 없고
20살이 되자 산꼭대기에도 손이 닿을 정도로 커졌답니다.
 
마을 사람들은 어쩐지 마리들을 못마땅해했어요.
이 작은  마을엔 거인을 위한 자리는 없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키 작은 남자가 마리들의 집을 방문해요.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서커스를 운영하는 사람이었어요.
마리들을 공연에 넣어준다며 큰돈을 벌 거라고 했었지요.

부모님은 화를 냈지만 마리들은 콧수염 단장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시끌벅적한 도시의 서커스에서 첫 등장을 하지요.
사람들은 놀랐어요. 그리고 마리들에게 막말을 시작해요.
"아무거나 막 다 잡아먹겠어! 아니 어떻게 저렇게 못생겼냐!
도대체 뭘 먹여서 저렇게 된 거야? 악! 소름 끼쳐! 무서워!"
단 1분 만에 마리들은 울음을 터뜨리며 뛰쳐나오고 말죠.

서커스단에는 마리들처럼 특이한 친구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친구들은 슬픈 마리들을 토닥이고 공감해 주었지요.
그리곤 마리들과 함께 탈출 작전을 짜기 시작했답니다.

과연 마리들은 서커스로부터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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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3세 때부터 걷잡을 수 없이 자라 17세에 2.27미터가 된
1879년 쥐트티롤 리드나운의 마리아 파스타우어 이야기에요.

마리아는 생계를 위해 서커스에 합류하여 쇼에 출연했지만
지칠 대로 지쳐버린 후 집으로 돌아왔고 그곳에서 쭉 살았대요.

실제 사진을 보니 저는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속상하더라고요.
아주 오래전 옛날이니 얼마나 많은 손가락질을 받았을까?
과학적 지식도 없이 마리들에게 얼마나 막말을 해댔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그녀의 고통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마리들이 원하던 삶은 무엇이었을까요?
그저 있는 그대로 평화롭게 살아가는 삶이 아니었을까요?
조금 욕심을 내자면 남들처럼 돈을 벌고 싶었던 마음이었겠죠?
콧수염 단장의 말에 혹해 마을을 떠날 때에도 마리들은
그저 평범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을 것 같아요.

남들처럼 일하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던 마리들은
그러나 서커스단을 통해 더욱 상처받고, 지쳐버린 것이지요.
나와 다른 남을 향한 날카롭고 차가운 말투와 시선,
그것에 마리들은 상처받고, 무척 두렵고 아팠을 것 같아요.
 
 

화려하진 않아도, 아주 거대하고 어마어마한 삶은 아니더라도
결국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편안한 삶 속에서
마음 편히 살게 된 마리들의 표정이 편안해 보여서 좋았어요.

다시는 다른 사람들의 못된 비난 따위는 받지 않기를,
다시는 착취당하고 이용당하는 삶을 살지 않기를,
마리들이 누구보다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며
오롯이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갈 수 있었길 바랍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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