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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영화관 ㅣ 북멘토 가치동화 60
박현숙 지음, 유영주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4월
평점 :
빅현숙 작가님의 책을 읽다보면 작은 모티브에서 따온
이야기가 점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창의적인 방향으로
커다란 상상력을 발휘해간다는 느낌을 받곤 해요.
그래서 소재는 간단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진 일들은
정말 저의 창의력으로는 1도 상상을 할 수 없을 만큼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고 집중하게하는 매력이 있지요.
수상한 시리즈는 이런 박현숙 작가님의 매력이 특히 듬뿍
담겨있는 시리즈가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이 시리즈를
사랑하는 친구들이 이렇게 많다는 건, 작가님의 매력을
알아본 친구들이 아주 많다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벌써 열여섯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마주치게 되는 공간들이 참 많잖아요.
학교, 운동장, 놀이터, 도서관, 식당, 아파트, 편의점, 화장실 등
다양한 주변 공간에서 우연한 오해로 느껴지는 그 수상함!
그 오해가 그럴듯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가니 집중하게 되고
하나씩 그 오해를 풀게 되면서 느껴지는 해결감이 참 좋거든요.
이번 이야기는 정말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 <영화관> 이랍니다.
영화관에서 마주하게 된 수상함! 이번엔 어떤 이야기일까요?
여진이 고모와 여진이, 그리고 친구인 이대팔과 연우는
작년 그렇게 핫플레이스로 유명했다는 원단길에 놀러왔다가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개천이 잠겨 갇혀버리고 말아요.
아이들과 고모는 그렇게 핫 플레이스였던 이곳이 왜 갑자기
사라지고 가게마다 임대 표시가 잔뜩 붙어있는지 궁금했어요.
어쩐지 모두 아는듯한 펜션 주인 할머니는 말씀이 없으셨답니다.
판다가 마스코트인 놀이동산과 맛집을 꿈꾸던 아이들은
도깨비방망이의 힘처럼 모두가 사라진 이곳이 수상했어요.
그뿐 아니에요. 모든 식당들이 문을 닫아 겨우 찾아가게 된
분식집 강연희 사장님은 맛집 방송을 해주겠다는 고모 말에,
정색을 하면서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하시지 않겠어요?
또, 근처의 오래된 낡은 극장을 찾아 들어간 고모와 아이들은
다 열 44번 좌석에는 앉지 말라는 팻말을 발견하고는
잔뜩 느낌이 쎄해져 무서운 상상력이 발휘되기 시작했어요.
다 열 44번 좌석에 누군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궁금해진 아이들은 계속해서 극장 주변을 맴돌기 시작해요.
자꾸만 나타났다 홀연히 사라지는 다 열 44번의 누군가!
과연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정말 귀신이었던 걸까요?
자꾸만 그 자리에 앉은 이후부터 넘어지고 다치는 아이들은
정말 다 열 44번의 저주에 걸려 다치고 넘어지는 걸까요?
작은 의심과 맞아떨어진 상황은 커다란 오해를 불러옵니다.
수상한 시리즈는 바로 그런 상황을 너무 잘 보여주고 있어요.
다 열 44번에 엃긴 거대한 비밀은 엄청난 오해에서 시작되고
그 오해가 쌓이고 생각으로 전해져 만들어낸 공포였답니다.
또 수상한 시리즈 속에는 다양한 우리 사회의 모습이 비치는데,
이번 책에서는 특히 맛집 핫플이라며 우루루 생겼다 사라지는
이상한 우리 사회의 현상을 동화 속에 잘 녹여내고 있어요.
실제로도 세가 너무 올라 원 주민들은 거의 쫓겨나다시피 하고
도깨비방망이 효과처럼 갑자기 생겨난 외지인들의 가게들이
열심히 핫플 효과만 받은 채 영업하고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어디선가 들어보았던 지역의 이야기라 참 씁쓸하더라고요.
작가님 또한, 개인적 경험이 있어 이 이야기를 쓰셨다지요.
옷과 머리 모양이 아니라 동네가 유행 따라 흔들린다는 것,
그것이 너무도 슬프셨대요.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깃든 곳,
누군가에게는 힘들 때 힘을 얻어 가는 고향, 또 누군가에게는
뜨거운 삶의 터전이었던 곳이 유행 따라 흔들리다 사라지는
현대의 상황들이 너무도 안타깝고 슬픈 일인 것 같습니다.
오래도록 자리를 지킨 강극장 같은 곳이 더 많아졌음 좋겠어요.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추억의 맛까지 느껴지는 곳,
우리에게 추억과 행복을 선물해 주는 그런 가게들이 늘어나
추억도 더 오래오래 느껴 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