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꽃비 가족그림책 6
스케노 아즈사 지음, 유하나 옮김 / 곰세마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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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저무는 노을을 보고 있으면
반짝반짝 알알이 퍼지는 노을빛이 꽃비 같았거든."

"꽃비는 소중한 사람이 꽃이 되어 만나러 오는 거라고,
옛날부터 전해 오는 이야기가 있단다."

- 그림책 본문 중에서 -

 

고요하고 평화로운 어촌 마을을 배경으로 한 책 표지.
일본 그림책 작가인 '스케노 아즈사'의 그림임에도,
바다가 가까운 동네에 살았던 적이 있어서 일까요?
어쩐지 우리나라의 풍경을 그려낸 듯 정겹기만 합니다.

황금빛으로 바다가 물드는 오후, 산자락도 지붕 위에도
노랗고 빨간 해가 잔뜩 훑고 가는 모습이 참 따스하죠?
이 풍경에서 꽃비를 어떻게 만나게 될까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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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방학이 되면 바닷가 마을에서 이발소를 운영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러 바닷가 마을로 가곤 했던 나.

하나둘 손님들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돌아가고 나자
할아버지는 나의 머리도 싹둑싹둑 잘라주셨답니다.
나는 커다란 할아버지의 손과 바쁜 가위질 소리,
그리고 정겨운 시골 이발소의 냄새가 좋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와 나는 꽃비 이야기를 나눠요.
오후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봄과 가을이 되면
사람들은 바다에서 저무는 노을을 바라보곤 했대요.

바다로 저무는 노을빛이  반짝반짝 알알이 퍼지면
노을빛이 꼭 아름다운 꽃비처럼 보였거든요.
꽃비는 소중한 사람이 꽃이 되어 만나러 오는 거래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레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어요.
나는 다시 할머니를 만나러 이발소로 찾아갑니다.
이제 그곳엔 할아버지가 안 계시지만요.

뭉게구름을 바라보던 할머니는 꽃비를 보러 가자고 해요.
할머니와 나는 높은 곳에 올라 꽃비를 마중하러 갑니다.

나와 할머니는 그곳에서 꽃비를 만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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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고 고요한 어촌마을의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꽃비가 내리듯 노을빛이 반짝이는 모습이 찬란합니다.
할아버지의 안부 인사처럼 할머니와 소녀를 감싸던
노을빛 가득한 꽃비가 마치 눈물처럼 반짝입니다.

꽃비는 할아버지가 보내는 작은 인사일지도 모릅니다.
소중한 이, 즉 할머니와 소녀를 만나러 온 할아버지의
손길이자, 미소이자, 그리움의 눈물처럼 느껴집니다.

 

지금도 알본 오사카 지역에는 바다로 노을이 질 때 
반짝이는 노을빛이 꽃처럼 흩날리는 현상인
꽃비를 바라보는 풍습이 남아있다고 하더라고요.

아름다운 꽃비의 장면들이 너무 아름답게 표현되고
서정적인 풍경과 어우러져 감탄이 절로 나온답니다.

 

소중한 이를 향한 그리움을 잘 받아들이고 고이 담는 일,
상실의 순간을 아름답게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지만
괴로움과 슬픔에서 벗어나. 마음속에 자리를 만들고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 또한 아름다운 방법 같아요.

언젠가 누구든 반드시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이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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