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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의 꿈
조경희 지음 / 달그림 / 2024년 1월
평점 :
🔖
빈터는
풀도,
꽃도,
나무도 보고 싶었어.
논과 밭이 가득하고, 나무가 빼곡하던 곳.
자연으로 가득 차 온통 초록이 보이던 곳.
졸졸 물이 흐르고, 새들이 지저귀던 그곳.
처음엔 도시였던 땅도 이렇게 어여뻤어요.
성냥갑 같은 아파트와 건물이 들어찬 도시.
매캐한 연기와 공장 굴뚝으로 가득한 주변.
수많은 차들이 서로 오고가는 빽빽한 도로.
그러다 그만 이렇게 회색빛으로 변해갔지요.
바로 얼마 전에도 발전 중인 도시의 모습이 그랬어요.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인간에게도 해를 끼치는지
조금씩 깨닫게 된 사람들은 자연에게 부탁을 합니다.
공장을 먼 곳으로 이전하고, 아파트 사이에 공원을 짓고,
산에 나무를 심고, 무해한 시설로 바꾸고 늘려갔지요.
빼곡한 건물 사이사이에도 작은 나무와 꽃들을 심고,
어쩌다 생긴 빈터에 푸른 것들을 살게 해주었어요.
처음엔 도시 곳곳에서 완전히 사라지던 초록이들은,
그렇게 다시 우리 틈 사이사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미안하게도 우리는 자연에게 다시 한번 기대고 있지요.
📚
빈터였던 그곳에 목재소가 들어서고
그 둘레로 아파트가 생겼어요.
어느 날, 까만 연기가 사방을 뒤덮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게 되었지요.
모습을 드러낸 빈터엔 생채기가 움푹움푹.
빈터가 눈을 뜨자 보이는 건 파란 하늘과 구름.
쇼핑몰과 아파트가 생기자 사람들이 늘어났고
사람들은 빈터 여기저기에 깃발을 꽂았어요.
그리고 비가 넘치도록 내리던 어느 날,
모든 것이 쓸려가고
빈터는 조용히 눈을 감았지요.
다시금 눈 뜬 빈터의 눈엔 무엇이 보였을까요?
빈터에겐 바람이 있었어요.
풀도, 꽃도, 나무도 보고 싶은 꿈.
그러나 자꾸만 솟아나는 아파트와 건물들,
그곳에 불이 솟아 모든 것이 사라진 후에도
사람들은 다시 세우고, 만들고 깃발을 꽂았지요.
그러나 마침내 모두가 다 알게 된 거예요.
빈터는 빈터 그대로여도 된다는 것.
사람은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
언젠가, 무엇으로든 채워질 공간인 '빈터'이지만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공간도 필요하다는 것을요.
자연은 자연 그대로 머물러 있고,
빈터는 빈터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어도
사람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말이에요.
욕심을 조금만 버리면 함께 살아갈 수 있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기까지
우린 왜 이리도 오래 걸렸던 것일까요?
빈터에 풀이 자라고 나무가 자라고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기 시작하며
빈터도 사람도 모두 행복해졌다는 것.
분명 사람들만을 위해 무언가를 빽빽히 만들 땐
그렇지 못했다는 것을 꼭 기억하고 싶어요.
초록이 가득해진 그곳엔 웃음도 가득 채워졌듯이
빈터엔 생명과 행복과 소망이 가득해졌답니다.
자! 이제부터라도 우리, 빈터가 그러했듯,
욕심을 채우기 보다 여유를 채워보면 어떨까요?
생각지도 못한 행복이 우리를 찾아올지도 모르니까요.
다시금 자연에게 기대어 살고있는 우리들이기에,
오늘도 자연에게서 여유를 배워 갑니다.
오늘도 자연에게서 행복을 얻어 갑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