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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로! 어서! ㅣ 노는날 그림책 9
스테파니 보이어 지음, 엘리사 곤잘레스 그림, 박재연 옮김 / 노는날 / 2023년 10월
평점 :
며칠 전 저희 집 막둥이의 영어 스피치 대회가 있었어요.
지역에서 주최하는 대회지만 전국 아이들이 몰렸었고,
처음으로 나가본 대회에서 운 좋게 본선에 진출했지요.
자신은 하나도 떨리지 않는다고 긴장하지 않는다길래
걱정은 하지 않고 잘 외우고 잘 말하도록 준비만 했었는데,
갑자기 대회 당일 내용을 수정할 부분이 있다는 거예요.
학원 선생님이 수정했으면 좋겠다고 전날 말씀하셨는데
본인이 까먹었다며 대회 시작 30분 전에 말하더라고요.🤣
심지어 앞쪽 부분이라 바꾸면 헷갈릴 것 같은데, 아이를 믿고
대회를 시작했는데, 끝까지 제가 곁에 있었음 확인했을텐데
아예 부모들과 떨어뜨려 놓다 보니 얘기를 더 못해주었지요.
그런데 말이죠. 하나도 안 떨린다던 막둥이가 자기 차례 직전!
갑자기 무섭게 떨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두근두근 말이죠.
하필 엄마보다 학원 원어민 선생님을 얼굴을 먼저 발견해서
정말 미친 듯이 떨렸다고 하더라고요. (전날 사건이 있어서)
그렇게 올라갔는데 마이크 때문에 첫 시작을 두 번 하기도 했고
그대로 얼어서 첫 부분을 버벅대다 한 문장을 통째로 날렸답니다.
한마디로 찐 실수를 하고 말았지요. (내용 참 좋았는데..🤣)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후부터는 한 번의 버벅거림도 없이,
정말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스피치를 잘 이어가더라고요.
마음이 오히려 편해져서 그런지, 용기를 얻었는지 말이죠.
무대 위로 오르기까지 너무도 떨리는 마음뿐이었지만,
결국 무대 위에선 자연스럽게 본인 이야기를 했답니다.
좋은 상에 입상을 하진 못했지만, 많은 것을 배운 하루였어요.
충분히 더 연습을 했어야 하고, 대충 해선 안 되는 것도 느꼈고요.
막상 무대 위에 올라가면 평소대로 자연스럽게 해야 하는 것이고
너무 신경 쓰고 긴장하고 잘하려고 욕심을 내면 잘 안된다는 것도
더 편안히 마음먹어야 한다는 것도 깨닫는 하루였다고 합니다.
막상 올라가 보면 무대를 보는 사람들이 도깨비 같은 눈으로
뚫어져라 보는 게 아니란 것, 지적하고 흉보려는 게 아니라는 것
모두들 자신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바라본다는 것도 느꼈답니다.
📚
소녀는 무대 뒤에서 공연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다가올수록 두려움에 사로잡혔지요.
🔖
"찌릿 날카로운 눈빛으로 쳐다볼 거야. 나를 말이야!"
그때부터 소녀는 온갖 부정적인 상황을 상상하게 됩니다.
스텝을 잊을까봐 친구를 밟을까봐 조각상처럼 몸이 굳을까봐,
사람들이 눈썹을 찌푸리고 입술을 삐죽이며 야유를 보낼까봐,
다리엔 힘이 풀리고 심장은 미친 듯 뛰기 시작했답니다.
그러나 그런 소녀에게 친구 알렉시는 환한 미소를 건넵니다.
🔖
"자, 어서! 무대에 올라! 넌 할 수 있어!"
소녀는 알렉시의 말대로 무대에 제대로 오를 수 있을까요?
자신이 연습한 모든 것들을 무사히 표현해낼 수 있을까요?
책을 보는 내내 며칠 전의 막둥이 모습이 무척 떠올랐어요.
무대로 나가기 전 숨을 깊이 들이쉬고 후~ 심호흡을 하던
막둥이 모습이 책 속 주인공 소녀와 매우 비슷하더라고요.
어쩌면 좀 더 떨릴 수 있었지만, 더 큰 실수도 할 수 있었지만,
그 용기 덕분에 무사히 스피치를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비록 한번은 이미 틀렸지만, 자신 있게 이어가면 된다는 것을,
청중들의 날카롭지 않은 진심 어린 응원과 격려가 함께 있기에
생각보다 조금만, 한 번만 더 용기를 불끈 내면 된다는 사실을
이번 대회를 통해, 또 이 그림책 <무대 위로! 어서>를 통해
막둥이가 제대로 배울 수 있고,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누구나 살면서 두려움이 드는 순간들이 찾아올 수 있고
그 순간이 한두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닐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그 두려움을 긍정적으로 이겨내고, 도전하는 것!
그 또한 여러 번, 그리고 언제든지 할 수 있으면 된답니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찾아온다면 또 한 번 도전하겠냐고 물으니
꼭 또 도전하고 싶다는 다짐을 저에게 들려준 막둥이.
이렇게 두려움을 극복하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삶을 산다면,
아이는 언제고 꼭 원하는 것을 이루고, 완성해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도전할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다시
인생이란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