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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대
심현보 지음, 곽수진 그림 / 반달서재 / 2023년 11월
평점 :
며칠 전 작지만 두려웠던 인생 첫 수술을 받았어요.
수술을 기다리며, 또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지난 한 달은 태어나서 처음 맛보는 두려움때문에
피가 마르고 온갖 고통을 미리 겪는 듯한 시간들,
혹시라는 두려움으로 가득한 순간들이었어요.
이제 내 나이가 정말 적지 않구나 하는 생각에
수많은 생각이 스쳤고, 인생을 돌아보았어요.
50년이 가까운 삶 동안 내가 언제 행복했을까,
또 언제 쓸쓸했을까, 지금의 나는 행복할까....
수많은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들이었답니다.
그리고 그 생각 끝에서, 나의 모든 행복은
가족에게서 시작해 가족에게서 끝이 나는구나
나를 행복하게 해준 사랑하는 사람들이지만
언젠가 내가 보지 못하게 될 수도 있겠구나..
삶이란 참 덧없고, 한순간 이별할 수 있지만,
그 순간에도 참 행복했다고 되뇔 수 있는 건
나를 사랑해 준 사람들 덕분이구나 싶더라고요.
이런 제 삶의 순간과 닿아있는 그림책을 마침 만났어요.
작사가 심현보 님의 글에 성시경 님의 멜로디로 만들어진
'늘 그대'라는 양희은 님의 곡을 들어보셨나요?
그 노래의 아름다운 노랫말이 그림책으로 만들어져
'늘 그대'라는 그림책으로 다시 탄생했답니다.
어느덧 인생의 반환점을 돌고 있는 저의 삶,
곧 고3이 되는 첫째 딸을 품에 안았던 나의 서른,
그리고 아이들 셋을 키우며 치열하게 살았던 나의 30대,
하나 둘 자라, 이젠 내 품을 벗어나는 중인 나의 40대까지
책을 읽는 내내 너무도 떠올라 저는 눈물도 나더라고요.
선물처럼 하나씩 태어나던 나의 귀한 세 보물들 삼남매.
품에 세 아이를 모두 안고 행복했던 나날들도 있었지만
이제 자신들의 인생을 찾아 하나둘 떠날게 될 삼남매인지라
이 모든 기억들이 필름처럼 휘리릭 지나가는 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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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한 장 한 장에 담긴 삶의 장면들이 너무도 깊이 와닿았어요.
꾹꾹 감정을 담아 쓴 편지글 같은 글들이 마음에 깊이 박혔어요.
👩🏻🦳점점 품을 벗어나는 딸이지만, 늘 그려보는 얼굴,
이 세상이 사라진다 해도 오직 내 것인 한 가지
늘 두근거리고 미소 지어지는 나의 소중한 보물. 나의 딸.
👩🏻계절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바쁘게 살던 어느 날
문득 드는 쓸쓸함과 서글픔에 떠올리는 엄마 얼굴
모두가 흘러가도 한결같이 나를 지켜주는 단 한 사람.
나의 엄마.
서로가 느끼는 익숙함과 고마움, 그리움과 반가움이
잔뜩 뒤섞인 채 오늘도 내일도 또 살아가겠지만,
서로가 있어 버티고, 서로가 있어 진짜로 행복했던
수많은 시간과 추억이 있기에 또 하루를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비록 언젠가 다시 손을 잡고 함께 할 수 없는 날이 오겠지만
함께했던 추억도, 함께했던 순간도 사라지지 않을 거라 믿어요.
그렇게 함께나누었던 수많은 사랑은 영원토록 기억될 테니까요.
마음 속 깊이 서로에게 물들어버린 우리는 서로 분명 사랑했고,
'사랑'이란 영원토록 변치 않는 세상의 유일한 것이니까요.
이 책은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매일을 치열하게 살아가면서도 문득문득 들었던 쓸쓸함,
자녀가 점점 자라가며 느껴지는 조금은 서운함마저
아름다운 사랑으로 물들여주는 아름다운 그림책이거든요.
마침 아프고난 뒤라, 저는 정말 깊이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제게 남은 생의 하루하루를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추억으로 가득 채워야겠구나 다짐하게 되었어요.
여전히 사랑하는 나의 가족, 나의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수많은 날들이 남아 있음에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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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한 감동으로 제 불안한 마음을 가득 채워주고
위로와 감사를 선물해 준 아름다운 그림책 이었습니다.
그림책 <늘 그대>를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