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동물 -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어린이 부문 대상 수상작 파란 이야기 14
김시경 지음, 장선환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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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모두가 걸릴 수 있다는 이상한 신종 조류 독감이 퍼지며 봉쇄되어버린 초록이네 마을.  초록이가 반려견 초코를 잠깐 산책시키던 어느 날, 초코마저 우연히 바이러스에 걸리고 만다. 감염 동물은 모두 살처분 된다는 말에 겁이 난  초록이는 초코와 몰래 할머니의 동물 병원으로 향하게 되고, 초코를 실은 캐리어를 든 채 생수차 화물칸에 올라탄 초록이는 초코가 사람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할머니 동네에 도착한 초록이와 초코. 그러나 곧 들이닥친 방역 요원들은 방역차에 초록이와 초코를 싣고 어딘가로 향한다. 그때 초코처럼 말을 하는 동물들이 나타나 방역차를 공격해 주었고, 초록이와 초코는 무사히  방역차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것은 조류독감이 아니라 MTV(미스터리 토킹 바이러스)라는 것도 알게 된다.

그러나 다시 잡혀버린 초코, 그리고 그런 초코를 꼭 구하고 싶은 초록이. 초록이는 동물들과 초코를 구하려다 우연히 말하는 동물들 모두를 살처분 하려는 사람들의 계획을 알게 되고 이를 막고자 살처분 될 동물들 모두를 한번에 구할 거대한 계획을 짜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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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동물권에 관한 이야기가 조금씩 주목을 받고 있다. 더불어 동물복지라는 개념도 생겨나고 있다. 인간을 위해 갇혀 살아야 하는  동물들, 인간을 위해 자신의 몸을 내어주고  새끼마저 빼앗기는 동물들, 인간을 위해 살처분 되어 죽어가도 마땅한 듯 여겨지는 동물들... 이 모든 것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는 생각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동물원에 가는 것을 싫어했다. 지금은 고등학생인 큰애가 아주 어릴 때였나 보다. 어느 체험 동물원에 갔는데, 사자와 호랑이는 그저 늘어져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작은 동물들은 아이들의 손에 마구마구 주물러지고 있는 그 장면들이 너무나 공포스럽게 다가왔다. 맹수가 맹수답게 살아가지 못하고, 작은 동물들은 인간들의 손에 혹사당하고 있는 그 장면이 너무 무서웠다. 

동물보다 인간은 우월한가? 동물보다 인간은 힘이 센가? 우월하고 똑똑하다고 보다 힘이 세고 몸이 크다고 동물을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일까? 동물들이 허락을 했는가?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책 속의 동물들은 우리가 지금 만나는 동물들과 조금 달랐다. MTV에 감염되어 높은 지능을 가지게 된 동물들은 이대로 당할 수는 없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세상을 바꾸어 보자고 한다. 인간이 훼손한 환경도 복구하자고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다른 동물들을 일부러 MTV에 감염시키자고, 인간도 개체 수를 줄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동물들의 반격이 과연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이 책의 반전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있는 존재가 있다. 과연 그들은 누구일까? 왜 이런 계획을 세워 실행하고 있는 걸까? 이 지구를 어떻게 바꾸려고 계획을 하고 있는걸까? 그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인간을 대표하는 초록이는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하게 될까?

 

책을 읽는 내내 감탄의 연속이었다. 동화책임에도 탄탄한 서사와 폭풍 전개, 소름 돋는 반전까지 한마디로 놀라웠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판타지적인 상상도 무척 흥미로웠다. 그뿐이 아니다. 동물권에 관한 이야기, 가축을 마구 살처분하는 인간들, 환경문제와 지구의 미래까지, 탄탄하고 풍성하게 펼쳐지는 이야기에 넋을 잃고 읽었다. 판타지 동화가 이렇게 탄탄하다니 놀라웠다. 

인간의 이기심은 끝이 없었다. 그런 인간을 바라보는 동물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복수를 하고 싶지 않을까? 무신경하게 반복되는 늘 인간만을 위한 이기적인 결정과 선택, 그리고 희생되는 지구와 동물들에게, 나도 사람이기에 인간이기에 그 모든 것이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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