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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어때요? ㅣ 라임 그림 동화 32
베티나 옵레히트 지음, 율리 푈크 그림, 전은경 옮김 / 라임 / 2023년 2월
평점 :
어느덧 저는 제 인생의 중간 즈음을 지나고 있어요.
마냥 20대일 것 같고, 마냥 아기 엄마일 것 같았는데
이제 더는 아기가 아닌 청소년들의 엄마가 되고,
20대였던 제 나이는 어느새 두 배가 되었네요.
5라는 숫자가 나이 앞에 붙으려고 드릉드릉 시동을 거니
아픈 곳도 늘고 체력도 떨어지고 몸이 예전 같지 않아요.
자연스러운 노화의 현상임을 알면서도 조금 서운하답니다.
제가 나이를 먹은 만큼 부모님들도 연세가 많이 드셨어요.
흰머리 하나 없던 부모님은 벌써 70대 노인이 되셨네요.
저는 결혼 전까지 쭉 조부모님과도 함께 살았는데,
그때 70대 노인이셨던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요즘 부모님의 모습과 자꾸 겹쳐 보여 마음이 아프답니다.
그런데요. 제가 걱정하는 것과 달리 친정 부모님은
참 젊게 살고 계셔요. 매일매일 저보다 더 열심히
운동도 하고, 매일 산책도 하고, 즐겁게 사신답니다.
엄마 "나이가 들면 기분이 어때요?" 여쭤보면,
"뭐 사는 거 다 똑같지! 즐겁게 살면 즐거운 거야!" 하셔요.
큰 욕심 버리고 지금 자리에서 좋아하는 것들을 즐기고
매일 활기차게 살아가다 보면 나이를 느끼지 않으신대요.
그래서인지 전보다 부모님은 더욱 활기차고 건강해 보여요.
친구분들 중에 가장 건강하고 가장 활기찬 분들이시랍니다.
"나이가 든다고 우울해하면 더 늙고 아파지는 거야." 하시던
엄마의 말씀이 정말 어쩌면 맞는지도 모르겠어요.
🔖
할머니, 나이가 들면 어때요?
아, 어릴 때랑 똑같지.
그냥 조금만 달라.
맞아요. 나이가 들어도 어릴 때랑 그저 조금 다를 뿐이지요.
어릴 때도 나이가 들어서도 자주 웃게 되는 순간이 있고,
가끔 아무 신경 안 쓰고 춤을 추고 싶어지는 순간도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이 소중한 것도 같지요.
🔖
어릴 때는 아직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서 화가 나.
나이가 들면 이제 더는 할 수 없는 일들 때문에 화가 나지.
🔖
어릴 때는 앞으로 살면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꿈꾸곤 하지.
나이가 들어서도 꿈꾸는 걸 좋아해.
그런데 꿈의 대부분이 살면서 이미 일어났던 일이야.
맞아요. 나이가 들면 할 수 없는 것들이 늘어나기도 하고,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 기다릴 수 없는 순간들도 있어요.
또 새로운 것들보다 더 많은 익숙한 것을 추억하기도 하죠.
새로운 바다를 꿈꾸기보다 만났던 바다를 추억하는 것처럼요.
그런데요. 저는 그래서 더욱 소중한 시간들인 것 같아요.
많은 기회와 가능성이 남아있지 않을 수는 있지만,
실패와 좌절보다 나에게 좀더 맞는 선택을 할 수 있고
더 지혜로운 관점을 지니고 선택할 수 있는 나이인 만큼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들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온전히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대체 나이가 들면 어떻냐고요?
살아온 만큼 새롭고 두근거리는 순간을 만날 기회는 적지만
늘어난 나이 숫자만큼 행복을 느끼는 순간도 더 많다고요.
그래서 저는 절대로 불행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인생의 경험이 늘어날수록 두근거림은 줄어들지라도
더욱 의연해지고 침착하게 제대로 선택할 수 있고
그만큼 실패의 가능성도 조금씩 줄어들 수 있잖아요.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이럴 때에도 찾아온답니다.
앞으로 호호할머니가 되며 점점 더 늘어갈 나의 나이,
백발의 할머니가 되더라도 이 마음을 항상 잃지 않고
감사와 행복으로 채워가는 삶을 살아가고 싶어요.
나이는 그냥 숫자일 뿐이라고 나는 그냥 그대로라고,
나의 삶은 어린 시절에도 지금도 똑같이 소중한 거라고
할머니가 된 미래의 저에게 꼭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지금의 행복을 충분히 느끼라고, 만끽하라고 말이에요.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