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넘어 너에게 갈게 -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최우수상작 토마토 청소년문학
양은애 지음 / 토마토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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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속 두 아이는 같은 집 앞에서 마주 보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담도, 대문도, 집도 조금씩 다르다. 왜 그런 걸까? 둘은 어떤 사이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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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와 달리 집에선 늘 자신없고 허둥지둥하는 주영. 결국 남편과의 이혼을 앞둔 주영에게 당장 어린 딸 수인을 맡길 곳은 고향뿐이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무척 달라진 부녀 사이가 된 주영과 아버지 기중. 기중은 갑자기 수인을 데리고 고향 집으로 온다는 딸에게 그동안 잘해주지 못한 마음에 죄책감을 느낀다.

수인은 할아버지 댁에 오자마자 이상한 그림자를 발견한다. 아니 그보다 먼저 오는 동안 자신을 따라오는 불빛들을 보았다. 그러나 할아버지인 기중은 수인 앞에 보이는 불빛을 알아보지 못한다. 시골엔 도깨비가 많다는 기중의 말에 수인은 깜짝 놀란다.

일을 위해 수인을 홀로 두고 가야만 하는 주영의 삶은 더 치열해질 예정. 게다가 어느날부터 수인은 도깨비 벼리와 만난다고 하지만 어른들 눈엔 벼리가 보이지 않는다. 이젠 주말마다 보러오겠다는 엄마의 말에 수인은 홀로 방에서 울다 지쳤고, 그런 수인에게 차갑고 낯선 목소리가 들린다. 짙은 어둠같은 어둑서니의 말에 서서히 초점을 잃어가는 수인. 그 주위를 뱅뱅 돌기만 하는 도깨비불. 그렇게 수인은 사라진다.

갑자기 수인을 찾는 주영 앞에 나타난 남자아이. 주영을 김서방이라 부르며, 어둑서니가 작은 김서방인 수인이 가장 슬펐던 때로 수인을 데려갔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빨리 구하러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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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벼리는 주영을 어떻게 알고 있을까?
✔️어둑서니는 왜 수인을 데리고 사라진 걸까?
✔️주영은 자신의 딸 수인을 구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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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어린 주영은 그저 쓸쓸하고 무서웠다. 함께할 존재가 없다는 사실은 이 넓은 세상을 더욱더 넓고 외롭고 허전한 곳으로 만들었다.(중략) 그래서 어른이 된 주영에게 어린 시절의 기억은 검은 어둠과도 같았다.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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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전 제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만 주는 사람인가 봐요. 정작 중요한 건 기억도 못 하고 매일 쓸데없는 데에만 집중하며 살았으니... 사는 게 참 후회되네요." (P.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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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통도 너의 몫이니 나는 내 삶을 살겠다, 하는 부모가 세상 천지에 어디 있겠는가. 허나 진짜 부모란, 그걸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고 아픈 내 아이가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든든한 뿌리같은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어?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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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수인이가 있는 곳으로 보내주세요. (중략) 상관없어요. 수인이를 찾을 수만 있다면! 수인이를 찾을 수만 있다면 전 어디로든 돌아갈 거예요.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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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기억속으로 어둑서니와 함께 사라져 버린 수인, 그리고 수인을 찾아 나선 주영과 도깨비 벼리. 벼리와 주영은 무슨 관계인 걸까? 주영의 기억속 어머니 명순에 대한 기억은 무엇을 뜻할까? 어둑서니는 왜 수인을 택했을까? 과연 주영은 자신의 어두운 과거로 돌아가 수인을 데려올 수 있을까?

읽는 내내 마음이 무척 안타까웠다. 주영의 삶은 무척이나 힘들었고 지칠만했다. 믿고 싶지 않을 만큼, 기억하고 싶지 않을만큼 괴로웠다. 견디고 있던, 아니 겨우 버티고 있던 주영의 감정이 오롯이 느껴졌다.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최선인 줄 모르고 괴로워하는 주영이 너무 슬퍼 보였다.

모르고 싶었던, 잊어버리고 싶었던 주영의 기억 속 과거. 그곳에서 주영은 부정하던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인다. 괴로운 기억을 지운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이 아님을, 아닌 것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접 깨달아간다. 엄마를 향한 미안함에 어딘가로 사라지고자 하는 수인과, 역시 부모님을 향한 미안함에 기억을 지워버리려던 주영, 어쩌지 둘은 서로 많이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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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땀을 쥐게 하는 어둑서니의 서늘함이 무척 소름돋았다. 두려움을 먹고 자라는 어둑서니의 힘이 무서웠다. 수인을 데리고 어딘가로 사라진 어둑서니와 수인을 도우려는 벼리. 무언가 알고 있는 듯한 아버지 기중과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을 찾아나가는 주영. 이들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엄마인 주영의 입장에 무척 공감하고 몰입하게 되었다. 결국 자신의 기억을 찾아가는 주영의 모험에, 그 희망과 성장에 박수를 보낸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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