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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
신디웨 마고나 지음, 패디 바우마 그림, 이해인 옮김 / 샘터사 / 2022년 10월
평점 :
저는 이해인 수녀님의 글을 참 좋아합니다.
원래도 천주교 신자이기도 하지만,
이해인 수녀님의 글을 가만히 읽고 있으면,
추운 마음 한구석에 불을 탁 켠듯하거든요.
이 책은 이해인 수녀님의 옮김으로 만들어진 책이에요.
이해인 수녀님이 전해주는 따뜻하고 행복한 식탁 이야기.
과연 어떤 식사였길래 이 세상 최고의 식사라는 걸까요?
📖
시지웨는 엄마가 편찮으신 할아버지의 마을에 간 사이
엄마를 대신하여 동생 넷을 돌보고 챙기게 되었어요.
하지만 찬장 구석구석을 살펴보아도 음식은 없었어요.
밀가루도 쌀도 설탕도 남아있지 않고, 돈도 없었지요.
엄마 친구인 마닐라 아줌마도 집에 계시지 않았답니다.
룬투와 시사와 노시사, 린다까지 동생들은 모두
배가 고픈 듯 축축 처지고 기운이 없었어요.
시지웨는 고민합니다. 동생들에게 음식도 돈도 없고,
마닐라 아줌마도 없단 사실을 말해야 하나 하고 말이죠.
하지만 시지웨는 다른 방법을 선택합니다.
드디어 고민 끝에 요리를 시작한 시지웨.
냄비에 물을 붓고 올린 후 무언가 요리를 합니다.
소금도 뿌리고 후추도 뿌리고 젓고 또 젓습니다.
동생들이 잘 준비를 모두 마치는 동안 계속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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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이 없는 그 상황에서, 시지웨는 현명했어요.
동생들이 희망과 행복감을 가지고 잠이 들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고 또 기다렸답니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기도를 했습니다.
희망이라는 선물이 있기에 최고의 식사였음을,
그리고 내일은 또 다른 무언가를 만나기를 말이에요.
그리고 다음 날, 시지웨에겐 희망보다 더 큰 선물이
문을 똑똑 두드리며 찾아오게 됩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한 후 모두가 힘든 밤을 보낼 수도 있었지만,
희망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동생들에게 선물했던 시지웨.
그날 저녁 시지웨가 동생들을 위해 준비했던 식사는
상상력과 지혜를 발휘하였던 최고의 식사였답니다.
그리고 다음날, 선물처럼 찾아온 기적은
시지웨와 동생들이 다시 한 번 최고의 식사를
할 수 있는 또 다른 행복을 선사하게 됩니다.
이런 일들은 비단 아프리카에서만 일어난 것은 아닐 거예요.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가 전쟁을 겪고, 못 살던 그 시절,
주위에서 얼마든지 일어났던 일이기도 할 겁니다.
밥이 모자라 누룽지만 드시던 할머니를 보는 게 슬퍼서
누룽지를 좋아하는 척하며 할머니 대신 누룽지만 먹다가,
정말로 누룽지가 좋아졌다는 친정 아빠의 우스갯소리가
재미있게만 들리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겠지요.
아빠의 월급 하나로 열 식구가 먹고살던 그 시절,
쌀은 매일 빚을 내서 사 먹었다는 엄마의 이야기가
거짓말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도 그것이겠지요.
하루 벌어 겨우 하루 먹고살고, 먹을 것이 없으니,
밀가루 죽도, 갱죽도 먹고 나무껍질도 간식이던 그 시절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분들이 겪었던 배고픔일 거예요.
하지만 지금 우리가 이 책을 읽으며 더욱 기억할 것은,
여전히 굶주림과 목마름에 죽어가는 이웃이 있다는 거예요.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한 번 더 기도하고,
한 번 더 나눌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아름다운 그 마음을 담아 책을 만드신 이해인 수녀님과
그 책을 엮어낸 샘터사에게 커다란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마음을 함께 나누고 배워나가야 할 어린이들도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