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추마을 안녕, 쥬브 안녕 ㅣ 쥬브와 이상한 연필 4
이승은 지음, 차유민 그림 / 동화작업실 / 2022년 11월
평점 :
📖
언제나처럼 대추마을로 떠난 홍이와 지니.
대추마을에서 대추나무 할머니와 쥬브와
돗자리를 타고 함께 꿈같은 소풍을 떠납니다.
구름은 포근했고, 바람은 시원했지요.
대추꽃 돗자리는 쥬브를 쉬게 하려고
바닷가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도 해요.
이렇게 모두 소풍을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꿈처럼 편안하고 행복한 하루였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 날부터인가
쥬브는 동굴 밖으로 나오지도 못했지요.
🏷
"바람이 대추마을을 지나며 나를 흔들고
구름이 나를 온전히 감싸는 순간에
나는 투명해지고 조금 머뭇거리겠지만
그때에 나는 여기에서 사라지고 없을 거야."
(본문 중에서)
함께 갔던 소풍처럼 대추마을 소풍을 마치면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쥬브.
사라지는 게 아니라 돌아가는 거라던 쥬브.
과연 쥬브는 어디로 떠난다는 걸까요?
귀천(歸天) - 천상병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대추마을 안녕, 쥬브 안녕>을 보면서
계속 천상병 시인의 시가 맴돌았어요.
아름다운 이 세상, 대추마을에서 소풍했던
쥬브의 나날들이 시와 함께 스쳐갔답니다.
-
작아져가는 연필만큼 훌쩍 자란 홍이와 지니.
매일 선물 같은 하루를 보내던 홍이와 지니는
그만큼 성장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쥬브의 이상한 연필' 시리즈를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성장한 홍이와 지니는
이제 "안녕"의 의미와 직접 마주하게 된답니다.
세 번째 이야기인 쥬브의 우주여행을 통해,
쥬브와 블루틴의 안녕을 제3자의 입장에서
그저 곁에서 지켜보았던 홍이와 지니가
이번 책에서 직접 마주하고 경험하게 된거죠.
홍이와 지니가 소중한 쥬브와의 안녕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무척 궁금했는데요.
대추마을에 소풍 나왔단 거라고,
너희를 만난 건 가장 신나는 소풍날이었다고
함께할 때 마음이 처음으로 자유로웠다고
진심을 전하는 쥬브의 이야기를 통해
'안녕'의 의미를 잘 받아들일 수 있었답니다.
쥬브와 이상한 연필 시리즈 3권과 4권은
모두 죽음, 이별이라는 주제로 통하고 있는데요.
사실 두 권 모두 어른의 눈으로 바라보니 뭉클하고,
마음이 찡하고 울컥해서 절로 눈물이 나더라고요.
특히 전 이번 책인 네 번째 이야기가 너무 슬펐는데요.
아무래도 점점 연로해지는 부모님들 생각도 나고,
어린 시절 늘 함께 살았던 할머니와 할아버지와의
이별의 경험이 있어서 더욱 뭉클했던 것 같아요.
이 세상 소풍을 마치고 머나먼 여행을 떠나셨지만,
늘 제 마음속에 함께 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28년간의 기억이 고스란히 떠올랐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이의 눈에는 세 번째 이야기인
쥬브의 우주여행이 좀더 슬펐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쥬브와 블루틴의 모습이 너무 슬프고 마음 아팠대요.
아마도 아직 가족과 이별을 한 적이 없어서 그런거겠죠.
또 아무래도 아이들은 친구라는 주제에 민감하다 보니
세 번째 책 속 이별을 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나봐요.
그리고 무엇보다 네 번째 책에서는 쥬브가 차분하게
이별이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소풍을 끝내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어서
조금 더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행복했던 이 세상 소풍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
그것이 마냥 슬프고 아픈 것 만은 않을 수 있도록
안녕의 의미를 제대로 알려주는 책이라 참 좋았고요.
아이와 한 번 쯤 꼭 이야기하고 싶던 주제라 더 좋았답니다.
막둥이가 좀더 어릴 때, 엄마가 나이드는 것 조차 슬퍼하며
나이가 들면 누구나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매일 밤 잠들 때 마다 엉엉 울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아이들의 바른 가치관 형성과 심리적 발달을 위해서
<대추마을 안녕, 쥬브 안녕>이 꼭 필요한 이유랍니다.
아이와 함께 이별의 의미를 이해하고 생각해보는 책!
<대추 마을 안녕, 쥬브 안녕>을 진심 담아 추천합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