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먹어도 될까요 첫 읽기책 16
유은실 지음, 경혜원 그림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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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까먹마을에 
잘 까먹는 다람쥐들이 살았어.
튼튼한 앞니로
단단한 껍데기를 잘 까먹었지
도토리를 여기저기 잘 묻어 두고
어디 묻었는지 잘 까먹었고. (P.5)

알록달록 가을 산에는 도토리가 가득합니다.
먹을 것이 귀한 겨울, 동물들에게 소중한 음식이지요.

특히 다람쥐들은 도토리를 모아 여기저기에 묻습니다.
그리곤 어디에 묻었는지를 잘 까먹는다고 하네요.
그렇게 열심히 가을 내내 여기저기 묻어둔 도토리는
어느 것들은 다른 다람쥐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또 어느 것들은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되기도 한대요.
또 어느 것들은 싹을 틔워 상수리나무로 자란답니다.

자신들이 열심히 묻어둔 도토리를 까먹어버리는 다람쥐.
바로 이 이야기에서 이 귀여운 다람쥐 동화가 탄생했어요.

 

📖
까먹마을에 사는 다람쥐들은 가을이 되면 바빠요.
겨우 내 먹을 도토리를 땅속 보금자리에 저장하거든요.
하지만 누구도 자신이 묻었던 도토리를 따지지 않아요.
자신들이 묻어둔 도토리를 계속 까먹어버리거든요.

🏷
"까먹어야 아무나 찾아 먹지." (P.18)

하지만 아기 다람쥐 '줄무늬'는 뭔가 억울했어요.
도토리를 빨리빨리 묻는 법을 아는 똘똘한 줄무늬는
자신이 빨리 많이 찾아먹어야 공평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못 찾은 도토리가 썩거나 다른 동물이 먹는 건 억울했어요.

🏷
'내 생각은 달라. 까먹어도 괜찮지 않아!'
줄무늬는 결심했어. 안 까먹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겠다고.(P.14)
  
 

줄무늬는 드디어 안 까먹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었어요.
줄무늬는 먼 길을 떠나며 결심해요. 마을에서 뚝 떨어진 
산꼭대기에 제일 튼튼한 집을 짓고 혼자 살기로 말이죠.
줄무늬는 모은 만큼 먹고 썩히거나 뺏기지 않으니 좋았어요.
어느덧 쌍둥이 아기 다람쥐들도 낳아 잘 살았답니다.

그러던 어느 이른 봄날, 갑자기 마을에 지진이 났어요.
줄무늬의 아이들은 무너진 집 아래에 깔리고 말았죠.

과연 '줄무늬'는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
 

나의 것을 오롯이 지키고자 했던 줄무늬였지만,
우연히 그 작은 나눔이 본인에게 돌아오는 순간,
왜 그것이 필요했는지, 저절로 깨닫게 된답니다.

그제야 줄무늬는 도토리를 여기저기 묻어두고 까먹는 것이
꼭 불공평하고 억울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깨닫는답니다.

실제로 다람쥐들이 매년 열심히 하는 일들은
어찌 보면 조금은 어리석어 보일지도 몰라요.
본인이 묻어놓은 도토리를 기억하지 못하니까요.

하지만 이 작은 생명체들이 하고 있는 일이 실제로
누군가에겐 생명을 이어주는 귀한 일이 되기도 하고
또 숲을 더 푸르게 만드는 비법이 되기도 하잖아요.

자신에겐 당장 이득이 조금 덜 될지도 모르지만,
많은 존재가 행복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다람쥐.
어쩌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훌륭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누는 일이 사실 쉽진 않지요.
하지만 당장 내게 돌아오는 것이 조금 줄어들더라도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나누는 일은
또 다른 누군가에겐 커다란 의미가 될 수도 있답니다.

또 때론 내가 그 도움과 나눔을 받게 될 수도 있지요.
나눔은 남을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반대일 수도 있지요.
내겐 약간의 양보, 작은 나눔, 잠깐의 불편함일 수 있지만
어느 누군가에겐 생존의 문제일 수도 있답니다.

우리는 세상을 혼자 살아갈 수 없어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반대로 받기도 합니다.
불완전한 인간들이기에 서로에게 기대며 살아가지요.

이렇게 중요한 인생의 진리를 한편의 동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어서 저는 책이 참 좋았어요.
서로 함께 나눔을 실천하는 따뜻한 사회를 위해 필요한
나눔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거든요.

 

또 도토리를 '까먹는' 다람쥐의 기억을 '까먹는' 이야기가
신기하게도 서로 동음이의어라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었어요.

아이들이 더 쉽고 재미있게 접하는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이렇듯 이 책은 의미도 담고 있으면서 재미도 함께 한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나눔에 대해 더 쉽게 이해할 것 같아요.

이 책 <까먹어도 될까요>를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우리'와 '나눔'의 의미를 아이와 나누어 보셨으면 합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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