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선생님이 들려주는 동아시아 맞수 열전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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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말로 참 신박한 책 한 권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역사의 세찬 물줄기에 맞선 뜨거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맞수'로 배치하여 서술한 책, 바로 <동아시아 맞수열전>인데요. 이 책은 유사한 상황에서 비슷한 길을 걸어가거나, 또  반대로 정 반대의 선택을 했던 동아시아의 인물이나 단체 등을 맞수로 묶어 서술한 흥미롭고 조금은 색다른 역사 문화 책이랍니다.

안 그래도 저는 워낙 역사를 좋아해서 이런저런 책들을 읽고 또 한국사 공부를 깊이 해볼 때마다, 서로 비교되고 회자되곤 하는 역사 속 인물이나 사건들을 보며, 이런 인물들을 따로 모아 정리하는 책이나 방송은 없을까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는데요. 실제로 이 책은 그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국내에서 동아시아로 그 범위를 넓혀낸 책이라 더 반갑고 기대가 되었답니다.
 

🇰🇷 수요시위 VS 금요행동

수요시위 : 김학순 할머니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최초 증언 후, 1992년 1월 8일 수요일에 시작된 최초의 '수요시위'. 이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정례화되어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 열리게 됩니다. 평화의 소녀상은 1000번째 수요시위를 기념해 제작되었답니다.

금요행동 : 재일 조선인 역사 학자의 주도로 조선인 강제 동원 문제가 연구되기 시작하였고, 99년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근로 정신대 피해자들이 손해 배상 청구 소송에도 나섰으나 청구는 기각되고 맙니다. 이에 2007년 7월 20일 금요일부터 조선인 강제 동원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시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두 시위는 많은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고, 위안부 피해자들은 전 세계의 전쟁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인권 운동가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금요행동 덕에 한국 내 미쓰비시 자산을 압류해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역사를 부정하고 은폐하려는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은 계속해서 배상을 거부하고 역사를 인정하지 않네요.

 
🇰🇷 김대중 VS 류샤오보

김대중과 류사오보는 각각 한국인, 중국인으로서 처음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독재 권력의 탄압 속에서도 꿋꿋하고 끊임없이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공통적인 평가를 받는 인물입니다.

김대중은 중앙정보부가 칼날을 휘두루던 시절, 박정희 정부를 견제하는 야당 정치인으로 떠오릅니다. 독재에 반대하는 여러 운동을 전개했고, 이런 김대중을 탄압하고자, 일본에서 납치해 동해로 압송하여 자택으로 귀환 시킨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고 사형을 선고하기도 했습니다.

류샤오보는 중국 톈안먼 사건이 벌어지자 미국에서 귀국하여 투쟁을 주도하며 시위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고 노력했어요. 증오와 폭력으로부터 중국 국민을 지키고자 노력하던 그는 중국정부에 체포되어 오랜 기간 수차례 구속되었죠. 그럼에도 그는 계속해서 평론과 논문을 통해 중국 정부를 비판하였습니다.

두 인물은 똑같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하지만 김대중은 15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어 권력의 정점에서 상을 받았지만, 류샤오보는 여전히 중국 정부에게 묶여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고, 그 후에도 옥중에서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뒤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고 합니다.

 

또, 억압 없는 세상을 위해 투쟁했던 연인이자 아나키스트 동지이며 각각 조선인과 일본인인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일제가 법정에 세우기까지와 그들의 저항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고요. 격동하던 고대 동아시아의 여성 군주였던 신라의 선덕여왕과 당나라 여황제였던 무측천을 비교해서 설명하고 있는 부분도 재미있었는데요. 어떻게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권력을 유지했는지 알아보고 후대의 평가까지 들어보았답니다.

이 외에도 현대에서 고대로 여행하듯 거슬러 올라가며 듣는 맞수들의 이야기가 새롭고 흥미롭습니다.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또 그 안에서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보니 쏙쏙 이해가 되고 색다른 재미가 있답니다. 한국사에 관심 있다면, 또 동아시아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고요. 다양한 시각을 지닌 책이라 청소년들에게도 참 좋은 책이 될것 같아요.
 
때론 많이 닮고 때론 많이 달랐던, 역사 맞수들의 뜨거운 삶 이야기! 
<#동아시아맞수열전>을 추천합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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