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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씨, 드디어 오늘 밤입니다 ㅣ 바람그림책 127
구도 노리코 지음, 유지은 옮김 / 천개의바람 / 2022년 6월
평점 :
<매미는 올해도 연습만 하다 갔구나> - 윤제림
텅 빈 합창단 연습실,
의상만 어지럽게 널려 있다
주인은 당장 방을 비우라고 했을 것이고
단장도 단원들도
불쌍한 얼굴로 방을 나섰을 것이다
말도 통하지 않으니,
울며 떠났을 것이다
나는 이 집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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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도 끝을 향해 가고 있어요.
가을 태풍은 우리나라를 향해 돌격 중이고,
우리는 여름의 끝과 가을의 시작 그 어디쯤,
애매모호한 옷의 길이만큼이나 어중간한
그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름 내 햇살 아래에서 울어대던 매미들도
이젠 여름이 끝나가니 점점 줄어가는지 요즘은
창문을 열어도 매미 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네요.
위에서 이야기한 시 속에서 말하는,
'집 주인'이 새로운 계절인 '가을의 시작'이라면,
지금쯤 매미들은 이런저런 입었던 의상들만
어지러이 늘어놓은 채 울며 떠나고 있는 걸까요?
멋진 비유와 중의적 표현이 가득한 멋진 시인데,
뭔가 서글프고 서럽고 마음이 아픈거 있죠.🥲
하지만 이 책 <매미 씨, 드디어 오늘 밤입니다>에서
매미 씨는 7년을 땅속에서 기다려온 바로 그날들,
행복으로 가득한 땅 위에서의 아름다운 날들을
마음껏 만끽하고, 즐거운 날들을 보내고 있답니다.
7년이란 긴 시간을 기다리며 잠을 잔 매미 씨는
고마웠던 집에 인사를 전하고 땅 밖으로 나와요.
길고 긴 땅밑 사다리를 타고 올라 허물을 벗지요.
그 희열의 순간, 오로지 들리는 소리라고는
영차 영차! 쩍! 끄응! 응-차! 이영차! 뿐.....
드디어 날개가 생긴 매미씨는 힘차게 날아오릅니다.
곤충 친구들도 이 기쁜 날을 함께 축하해 주지요.
마치 자신의 일인 양 진심으로 축복해 주었답니다.
기다리던 땅 밖으로 나올 수 있어서,
바로 지금 살아 있어서,
마음껏 노래부를 수 있어서,
이 뜨거운 여름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서
아마도 매미 씨는 진심으로 행복했겠지요?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히 작성하였습니다.
(제공받은 도서 외로, 직접 구매한 도서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