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천사 구미호
제성은 지음, 혜란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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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털에 꼬리가 아홉 달린 전설 속 여우, 구미호.
이런 구미호의 앞에 누군가 간절히 바라는 일을 
이루어지도록 돕는다는 한 여인이 나타납니다. 

여인은 늘 떠도는 구미호에게 도시로 가보라고 제안해요.
구미호가 인간들과 함께 살며 인간에게 들키지 않고
백 일을 보내면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주죠.

 

구미호는 반달빌라 401호에서 조용히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다 구미호가 인간이 되기 열흘 남짓 남은 어느 날,
바로 아랫집에 시끄러운 한 가족이 이사를 오게 되죠.
아이의 울음소리와 남자 여자의 고함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뭔가 이상하고 시끄러운 집.

구미호는 아랫집을 내려보다 구미호 구슬을 흘리고 말아요.
그리곤 구슬을 찾으러 갔다 아주 작은 아이를 만나
그 작은 아이에게 남아있는 상처들을 발견하고,
아이에게 비밀스레 따스한 마음을 베풀게 되는데... 

✔구미호는 100일을 잘 지켜 인간이 될 수 있을까요?
✔간절한 바람을 들어준다던 여인은 과연 누구일까요?
✔아랫집의 작은 아이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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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구미호가 등장하는 판타지로 알고 책을 보던 저는 
이 책을 관통하는 커다란 주제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어요.
어쩌면 꽤나 묵직할 수도 있는, 아동폭력의 문제를
구미호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답니다.

아이가 느꼈을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슬픔이 느껴져
얼마나 저도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솟았나 모릅니다.
그 아이에게 부모는 괴물 그 자체였을 것 같아요.
반대로 구미호는 처음 느끼는 따스한 존재였을 테지요.
어쩌면 정말 하늘에서 내려온 달빛천사 같았을 거예요.
 
 

요즘도 부모의 학대 속에 많은 아이들이 죽고 다칩니다.
어떤 아기는 양부모의 학대 속에서 죽어갔고,
어떤 아이는 여행용 트렁크 속에서 죽어갔어요.
어떤 아이는 배가 고파 지붕을 통해 슈퍼로 향했지요.

이 아이들에게 과연 부모는 어떤 존재로 기억될까요?
나는 어떤 부모로 우리 아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을까요?
부모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을 져버린 그들은
울다 지쳐잠든 아이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과연 인간이 되기 위해 기다리다 만난 한 아이에게
자신의 모든 따스함을 베푸는 구미호가 괴물일지,
자신들의 아이를 물건처럼 대하는 부모가 괴물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돌이켜보게 되었습니다.

그저 따뜻한 밥 한 끼를 배불리 먹고 싶었던
다시 유치원에 가고 싶고 꽃을 보고 싶다던
아이의 말이 자꾸만 머릿속에 맴도네요.

 

'구미호'라는 존재 자체는 판타지 이야기지만 
어쩌면 우리 주변에 있을 수도 있는 아이의 이야기,
그 아이의 간절한 소망과 눈빛만큼은 현실이었어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 이야기에 이젠 우리 모두가
귀를 기울여야 할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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