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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이 툭, - 2022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ㅣ 귀쫑긋 그림책
김미희 지음, 정인성.천복주 그림 / 토끼섬 / 2022년 3월
평점 :
제74주년을 맞이한 4.3 희생자 추념일이다.
'제주 4.3사건'이란 1947년 3월 1일부터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 사태를 거쳐
1954년 9월 21일까지 7년 7개월간에 걸쳐
제주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무고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일컫는다.
사건의 희생자는 약 30000명이라 추산되며,
당시 제주 인구의 1/9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희생자 중 30%는 노인과 어린이, 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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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사는 사람들조차 쉽게 입에 담지 못했던
억울하게 아픔만 안고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
제주 우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미희 작가님의
제주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동백꽃이 툭,>
오늘 꼭 소개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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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누나를 닮은 붉은 동백꽃.
동백꽃을 줍던 섭이는 엄마를 피해
보고 싶은 누나에게 주겠다며
동백꽃을 품에 안고 집을 나섭니다.
집 앞 언덕 택이 아버지가 쓰러져 있던 곳에 툭,
잡초 뽑으러 갔던 식이 큰형님이 멈춘 곳에 툭,
......
섭이는 사람들의 숨결이 멎은 그곳에
하나 둘 동백꽃을 툭,, 툭,, 내려놓습니다.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
발자국이 잔뜩 엉켜 있던 곳에도 후두둑...
"탕! 탕!!!"
또다시 들리는 소리 "타당!!"
놀라고 무서워 누나를 부르며
얼른 달려가는 섭이의 품에서
빠알간 동백 꽃들은 또다시
투두둑... 투두둑.....
동백꽃은 또다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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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마중을 간 것이 잘못일까?
잡초를 뽑으러 간 것이 죄일까?
소 먹일 꼴을 베러 간 것이 나쁜 걸까?
보리를 베러 간 것이 잘못한 걸까?
조를 수확했던 것이 문제일까?
평범한 일상을 보내며 살고 싶던 제주도민에게
너무도 긴 비극이었고 너무도 아픈 상처였다.
상처받은 소중한 생명의 불꽃 같던 동백꽃들이
땅으로 툭툭 떨어지는 꽃처럼 사라진 사람들이
더 이상 짓밟히지 않기를, 하나하나 피어나기를..
오늘도 빨갛게 피어나는 동백꽃처럼
제주의 봄이 꼭 따뜻하게 지속되기를 바란다.
세상이 보듬어주고 우리가 바로잡아보다 보면
고문 피해로 인한 후유증은 아물 수 없더라도
마음의 상처만은 조금이라도 아물지 않을까?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는
더 단단한 다짐과 선명한 각오를 다지는 일은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몫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TMI)
오늘,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을 맞이하여,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4.3'을 담은 담담한 글과 먹먹한 그림에서
마음 깊이 조여오는 아픔을 느끼게 됩니다.
책을 꿀시사회를 통해 소개받고 엄청 울었어요.
그래서 책의 출간과 동시에 미리 구입하였지만,
바로 오늘! 꼭 함께 나누고 싶어서 공유합니다.
해마다 4월이 되면 이 책을 꺼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