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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1학년 ㅣ 소원저학년책 1
안수민 지음, 차상미 그림 / 소원나무 / 2022년 3월
평점 :
2020년 영화처럼 시작된 코로나19 시대.
금방이라도 끝날 것 같던 코로나 팬데믹은
여전히 온 세계를 잡아먹기라도 할 듯
계속해서 변이를 일으키며 지속되고 있어요.
연일 4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속출하며
이제는 먼 얘기가 아닌 우리의 가족과 이웃,
그리고 나와 친구의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죠.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고,
우리 집엔 영영 오지 않을 것 같던 코로나19가
정확히 3주 전 저희 집에도 다녀갔답니다.
막내와 남편은 그대로 함께 코로나 확진이 되었고
설레는 맘으로 4학년이라며 등교를 한지 4일 만에,
아이는 학교와 멀어져 아빠와 단둘이 격리를 했죠.
그나마 지금은 오미크론이 유행 중이라
우리는 어디에서 옮아왔는지, 동선이 어떤지,
대체 누가 걸렸는지엔 전처럼 예민하진 않아요.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선만 겹쳐도,
같은 아파트에서 확진자가 나오기만 해도,
우리는 마치 걸리라도 한 듯 두려워했었답니다.
그만큼 코로나19는 무서운 병이었고 말이에요.
저희 친척이 억울하게 코로나에 걸렸을 때만 해도
사람들의 반응은 정말 극도로 예민했었다고 해요.
그분의 표현을 빌자면, 벌레가 된 것 같았대요.
다 나은 후에도 사람들이 홍해처럼 갈라지고
몇 번 확진자란 꼬리표가 죄수 번호 따라다녔거든요.
신체적인 후유증은 그것대로 오래 남아 괴롭히고 있고
마음의 상처 또한 병으로 남아 오래 괴로워하셨답니다.
너무나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어요.
📚
파니는 엄마를 통해 30년 전의 이야기를 들어요.
30년 전 엄마의 입학식 날엔 코로나 때문에
부모님은커녕 그 누구도 입학식에 올 수 없었고
심지어 5월이 되어서야 입학을 할 수 있었다니...
파니의 엄마인 하윤이는 학교가 재미없었어요.
거리 두기에 원격수업, 놀이도 할 수 없었거든요.
하지만 바로 아랫집에 사는 친구 진주와 친해지며
우정을 쌓고 조금씩 학교에도 적응을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진주네 식당에 확진자가 왔다가며
진주네 가족들은 모두 2주간 격리를 하게 되고
격리 후에도 친구들이 진주를 피하는 것을 보며
하윤이 역시 선뜻 다가가지 못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하윤이의 아빠가 확진이 되고
하윤이는 모든 것이 너무나 두렵고 무서워졌어요.
그런 하윤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은 진주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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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코로나 확진이 되고 격리하는 동안엔
미처 느끼지 못했던 두려움이 하나 있었어요.
이 두려움은 격리 해제의 순간에 다가왔지요.
친구를 많이 사귀고 친해지기 시작할 학기 초
막둥이가 1주일 동안이나 학교에 가지 못했기에
친구들이 밀어내거나 놀아주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과 걱정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하지만 어쩌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오미크론엔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다 보니
확진이 나의 얘기일 수도 너의 얘기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도 알게 된 모양이에요.
너무도 침착하고 대견하게도 밀어내지 않더군요.
오히려 서로를 격려하고, 고생했고 아팠겠다며
다 나아서 다행이라고 위로와 배려를 해주었어요.
혹시 상처받을까 걱정했던 마음은 사르륵 녹아내리고
아이는 친구들에게 더욱 솔직히 다가가게 되었답니다.
이 책의 주인공 하윤이와 진주의 이야기를 보며
지금보다 조금 앞선 그때의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정말 너무 두려웠고, 무서웠던 그때가 말이죠.
그리곤 그 위기 속에서도 피어난 아이들의 우정이
참 귀하고 빛나는 진짜 우정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서로를 보다 더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 두 아이가
맺어가는 우정의 이야기가 놀랍도록 아름다웠답니다.
또 코로나 바이러스가 몸이 아닌 마음까지도
아프게 하고 상처를 준다는 사실이 참 안타까웠어요.
얼마나 많은 확진자들이 혹은 확진된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아 왔는지
생각해 보고 잠시나마 떠올려보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계속되는 요즘,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읽어보아야 할 책이 아닐까 해요.
몸의 상처보다 몇 배는 더 아픈 마음의 상처가
말끔히 사라지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테니까요.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