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옥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0
이명환 지음 / 한솔수북 / 202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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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엄마의 사진첩을 열어보면,
어여쁜 아가씨가 수줍게 웃고 있어요.

고향이 아닌 낯선 서울에 올라와 
일도 하고 공부도 하던 우리 엄마에겐
작지만 소중한, 꿈이 있었겠지요.

책장을 넘기다 책 속의 장면들과 꽤나 비슷한
엄마의 옛 사진이 찾아내 한참을 바라보았어요.
 
보글보글한 머리와 멋쟁이 나팔바지.
그 당시 결혼식장 풍경은 다 같았는지
책 속 장면을 재현한 듯한 부케와 드레스.
어쩌면 이렇게도 닮아 있을까요?
 
 

사진 속의 어린 엄마를 보니 궁금해지네요.
서울에서 이루고 싶던 꿈, 꼭 하고 싶던 일.
저 낡은 사진 속 엄마는 다 이루었을까요?
 
 
-
 

📚
<경옥>은 우리네 엄마들의 이야기랍니다.

형제도 많은 시골집에서 복작복작 자라다
언니, 오빠 공부하라고 본인은 일만 하면서도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갔던 어린 소녀들.
곱고 앳된 소녀들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몸은 작고 약했지만 악바리 같았던 경옥.
서울에 가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던 경옥.
고된 일속에서도 사랑에 빠졌던 경옥.

서울 끝동네 단칸방에서 아들 둘을 키우던 경옥은
남편의 고향으로 돌아가 낡은 집을 고쳐 살아갑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온 세월이었지요.
 

-
 

서울의 보석이라는 이름을 가진 '경옥' 엄마처럼,
향기로운 비라는 이름을 가졌던 우리 '향우' 엄마.

책을 보는 내내 엄마가 떠오르고 뭉클해졌어요.
엄마의 꿈이 떠오르고 엄마의 품이 떠올랐어요.

먹고살기도 힘들어 앞만 보고 살던 엄마들.
하루하루 전쟁처럼 치열하게 살아온 엄마들.
오로지 남은 것은 자식뿐인 엄마들의 마음과 희생,
그리고 그 고된 삶이 절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답니다.

 

어쩐지 작가님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은 듯한 그림책.

추억이 가득한 사진첩을 펼치고 옛 이야기를 듣는 듯,
너무도 따듯하고 뭉클하고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마법을 써서 엄마의 추억 속으로 
함께 여행을 다녀온 듯한 착각마저 들었어요.

오늘은 친정 엄마께 엄마의 옛 사진을 보여드리며,
꿈 많던 한 소녀의 옛이야기를 들어보아야겠습니다.
 
어떤 꿈이었는지, 다 이루었는지, 지금은 행복한지
이젠 칠십을 훌쩍 넘긴 엄마와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엄마의 길고 긴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지는 날입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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