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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으로 들어간 여우 ㅣ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안트예 담 지음, 유혜자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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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 저녁, 깊은 숲속 빈터에
늙은 여우가 큰 상자를 짊어지고 나타났어요.
여우가 잠든 사이 토끼들은 걱정을 주고받지요.
여우가 "아 너무너무 배고파!!"라고 이야기하자,
토끼들은 그만 깜짝 놀라 바들바들 떨고 말아요.
하지만 여우는 자신은 이제 늙고 이빨이 빠져서
토마토 수프만을 먹는다고 이야기해 주었죠.
그렇게 토끼들과 여우는 조금씩 조금씩
서로를 향해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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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여우는 현실에선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지만
그림책 속에서 함께 일상을 나누는 친구가 됩니다.
나이도, 크기도, 자신이 누구인지도 상관하지 않고
함께 일상을 나누고 즐거움을 나누는 친구가 되지요.
아마도 여우가 늙고 이빨이 빠지지 않았다면,
토끼들의 상상처럼 상자 속에 토끼를 가둬두곤
하나씩 하나씩 잡아먹었을 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즉음이 멀지 않았음을 직감한 여우는,
토끼들에게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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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내 생각을 해주면 난 혼자가 아닐 테니까."
✔토끼들은 여우의 마지막을 지켜줄 수 있을까요?
✔토끼들은 여우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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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섭리, 그리고 순리를 따르는 일은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랍니다.
죽음 또한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여우는 자기 스스로의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아주 자연스럽게 정리하고 받아들인 것 같아요.
그리고 숲속의 토끼들과 함께 추억을 쌓았기에,
토끼들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었답니다.
죽음은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기억과 마음속에 오래오래 남는 것임을,
추억하고 기억하는 한 사라지지 않는 것임을
이 그림책은 이야기하고 있어요.
함께 먹던 토마토 수프를 나누어 먹으며
여우를 추억하고 이야기하는 토끼들의 모습이,
어쩐지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있었답니다.
짧은 그림책이지만, 삶과 죽음에 대해
무섭거나 고통스럽게 다루지 않은 그림책이라,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죽음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아이들도
누군가의 죽음이란 영원히 사라짐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