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의 둥지 - 2023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ㅣ 그림책 숲 27
서유진 지음 / 브와포레 / 2022년 2월
평점 :
여러분은 어떤 집에 살고 계시나요?
여러분이 살고 있는 집이 지어진 곳엔
원래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나요?
요즘은 산을 깎고, 들을 밀고 아파트를 짓습니다.
또 재개발이라며 오래된 동네를 밀고 짓기도 해요.
때론 집이 모자라다는 이유로,
우리가 살기 편하다는 이유로,
거리가 더 깨끗해진다는 이유로,
아파트의 값이 오른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아파트는 지어지고 또 지어집니다.
점점 나무가 사라져갑니다.
흙과 밭이, 풀이 사라져갑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 그 집이 지어진 땅.
원래 그곳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을까요?
-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새로 지어진 행정도시입니다.
유난히 땅과 밭이 가득하고 산이 많던 이곳엔
행정적인 이유로 새로운 도시 세종시가 지어졌지요.
이곳에 처음 이사를 와서 적응이 안되던 것이 있어요.
처음 보는 이름 모를 곤충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지요.
봄과 여름이 되면 창밖에 곤충이 잔뜩 붙거든요.
그뿐 아니지요. 이 도시가 생긴 지가 몇 년인데,
여전히 때가 되면 멧돼지가 산에서 내려오고
제천변을 걷다 보면 뱀과 마주치고,
고라니가 자꾸 내려오기도 한답니다.
처음엔 뜨악했어요. 아니 도시에 무슨 벌레야!
도시에 무슨 멧돼지 고라니... 게다가 뱀이야!
그런데요. 문득 생각해 보고는 깜짝 놀랐어요.
이곳은 불과 몇 년 전까지 저 동물과 곤충의 땅.
그들의 집이자 삶의 터전이었던 곳이더라고요.
그곳을 마구마구 밀어버리고 집을 지은 건
바로... 다름 아닌 '사람'이었더란 말입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온통 열심히 밀고 지은 아파트들이 많아진 이 동네는
사람에게 편리하고 깨끗하고 깔끔한 도시는 되었지만,
이곳에 살고 있던 생명들에겐 날벼락이지 않았을까요?
불편하다가 문득 이 생각을 하니 참 미안해지더라고요.
📖
행복하게 잘 살고 있던 숲속의 새들.
그들은 우르릉 쾅쾅 숲이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하루아침에 태어나 자라온 그곳을 잃었어요.
행복한 숲은 그렇게 무너지고 사라지고....
자신들의 터전을 잃고 둥지를 잃은 새들.
하지만 이 계절이 지나기 전에
새끼들을 낳아 기를 둥지를 지어야 했어요.
이곳저곳 열심히 살 곳을 찾아 날갯짓을 해봅니다.
이 도시에서 새들은 둥지를 지을 수 있는 걸까요?
-
우리가 더 넓고 좋고 깨끗한 집, 비싼 집을 찾는 동안
동물들은 늘 삶을 위해 생존을 위해 집을 찾습니다.
우리만을 위한 지구가 아닌데도 우리는 자꾸 잊어요.
하지만 우리는 동물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하지요.
그렇게 함께 살아가는 것. 그것을 공존이라 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자연과 공존해야만 하는 존재랍니다.
그리고 공존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배려'지요.
다시 한번 잊고 있었던 '배려'와 '공존'에 대해
떠올려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그림책이었습니다.
우리가 이 터전의 원 주인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을 찾아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짧지만 여운이 긴, 많은 것을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