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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아이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평점 :
🏷
"왜 울어?"
"따뜻해서."
......
"내가 더러운 물이 되어도 우리는 친구야?"
"응...."
📖
아침 등굣길에 본
눈사람이 움직이던 느낌을
잊지 못한 아이는
종이 울리자마자 부리나케
눈사람을 향해 달립니다.
아이는 눈사람에게
팔과 다리도 만들어주고
눈코입도 만들어주었죠.
그렇게 눈사람은 눈아이가 됩니다.
눈빵도 만들고, 토끼도 쫓고
함께 장갑을 나누어 끼고
내리는 눈을 함께 맞기도 해요.
넘어진 눈아이에게 호오~...
눈아이는 눈물을 주르륵 흘려요.
따뜻해서 우는 거래요.
점점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볕.
눈아이는 괜찮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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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해서 운다는 눈아이의 말에
그림책을 보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어요.
햇볕에 점점 작아지고 더려워진 눈아이.
아이가 친구들의 시선에 눈아이와 잡은 손을
부끄러운 듯 슬며시 놓아버리는 순간,
눈아이의 마음은 하염없이 작아졌지요.
눈아이는 묻습니다.
내가 더러운 물이 되어도 우리는 친구냐고...
아이는 그제서야 미안함을 담아
발그레한 볼로 "응..." 대답을 합니다.
눈아이에게 아이는 어떤 존재일까요?
그저 눈 덩어리, 눈사람에 불과했던 자신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준, 의미를 부여해 준 존재죠.
눈아이는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해 준 존재에게,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것이 너무 슬펐을 것 같아요.
작아지고 녹아지고 더러운 물이 되어가는 내가
너무 슬프고도 아프고 쓰라린 마음이었을 것 같아요.
과연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줄까 생각도 했겠지요.
친구들에게 혹여 내 모습이 작고 초라해지더라도
친구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좋아해 줄까?
아이들은 고민과 걱정의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심과 진심이 만난 우정이란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일이겠지요.
겉모습이나 가진 조건이 중요하지 않아요.
진정한 우정이란, 진정한 친구란
마음과 마음이 진심을 다해 만나는 일이랍니다.
그리고 저는 어쩐지 한 편으로,
책 속 눈아이가 '엄마'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아무것도 아닌 내 삶에 찾아와준 나의 아이.
그 아이로 인해 나는 엄마라는 새 이름이 생기고,
엄마라는 의미가 부여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잖아요.
엄마로서 어쩐지 내가 아이에게 부족한 것만 같고,
나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에 비해 모자란 것 같아
한없이 내가 작고 하찮게 보일 때가 있을 수 있어요.
이래도 아이가 날 가장 사랑할까 두렵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아이는 조건 없이 엄마를 사랑한답니다.
무엇이 되든, 얼마나 작고 볼품없는 존재가 되든,
아이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엄마를 사랑할 거예요.
시간이 지나도, 계절이 바뀌어도
아이는 항상 자신만의 눈아이를 찾을 수 있고
자신의 눈아이에게 세상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이야기할 테니까요. "찾았다!!"
이 겨울에 너무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었어요.
눈이 펑펑 오는 날마다 꺼내볼 것 같은 책이랍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