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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여우 ㅣ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카이야 판눌라 지음, 네타 레흐토라 그림, 이지영 옮김 / 우리학교 / 2021년 11월
평점 :
고요하고 평화로운 핀란드의 풍경을 가득 담은
아름답고 이국적인 그림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꼬리 휘날리게 재미있는 세 편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귀엽고 사랑스럽게 와닿는 책이랍니다.
<그림 그리는 여우>에는 작은 이야기 세 편이 담겨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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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여우>
그림을 그리고 싶은 여우는
무엇을 그려야 할지 정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집에서 보이는 풍경을 그려보지만 쉽지 않아요.
가만히 있지 않은 오소리들도, 음식도 쉽지 않지요.
들판의 풍경을 그리고 있을 땐 뛰어다니는 토끼들이
방해가 되었어요. 그래서 비켜 달라고 이야기하죠.
그러다 여우는 초록 스카프를 한 여우를 만났답니다.
🏷" 계속 같은 것만 그리면 짜증 날 때도 있어. 그런데
매번 새로운 점이 눈에 띄어. 풍경은 매일 달라지니까."(P.19)
🏷 초록 스카프 여우는 여우에게 이 모든 것이 나의
정원이라고 상상한다면, 무엇이든 다 그릴 수 있다고 했어요.(P.21)
여우의 생각은 조금 달라졌을까요?
달라진 시선으로 본 풍경은 어땠을까요?
: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우리가 바라보는 풍경은 얼마든지 다르게 다가옵니다. 가만히 있는 고요한 것들만을 그리려 했던 여우에겐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방해가 되었지만, 생각을 바꾸고 나니 그 모든 움직임과 변화가 하나의 다채로운 풍경으로 느껴졌지요. 마음을 다르게 가져보는 일은 우리의 기분은 물론, 일상까지 바꿀 수 있답니다. 지금 혹시 당신에게 힘들게 느껴지는 일들이 있나요? 조금만 마음을 바꾸어 보세요. 어쩌면 정말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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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고 싶은 여우>
여우는 어느 날부터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았어요.
여우는 문에 쪽지를 붙였어요. "방해하지 마시오."
여우는 집의 창문에도 커튼을 쳤어요.
이유는 알 수 없었어요.
그저 누구와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혼자 희미한 불빛 아래에 있던 여우는 이야기해요.
🏷"여기는 평화로워. 그런데 난 여전히 우울해."(P.28)
스키를 타러 나선 여우는 여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요.
그림자가 함께 오던 여우는 발자국을 발견하지요.
그 길의 끝에는 불이 켜진 여우 자신의 집이 있었어요.
여우에 집에 누가 놀러 온 걸까요?
: 가끔 저도 그럴 때가 있어요. 문득 혼자 있고 싶은 날, 이유도 없이 혼자 있고 싶은 날. 여우는 혼자 있고 싶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 동물들을 피했어요. 그러나 발자국을 발견하고는 너무 궁금해졌죠. 어쩌면 여우는 정말 외로웠던 건지도 몰라요.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아주고 마음이 통하는 누군가가 정말 필요했는지도 모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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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오소리와 여우>
여우는 봉오리에 작은 비밀이 담긴 듯한 장미가 좋았어요.
여우와 스라소니는 화단에 줄을 맞추어 장미를 심었지요.
그런데 제멋대로 마구 자라는 장미들, 여우는 투덜댔어요.
장미들은 화단 여기저기에서 자유롭게 뿌리를 내렸지요.
가을, 겨울을 지나며 장미꽃은 피고 지기를 반복해요.
봄이 되자 이웃집 아기 오소리가 병에 걸렸지요.
여름이 되자, 그만 죽고 말았어요.
여우는 작은 봉오리까지 자신의 모든 장미를 꺾어
커다란 꽃다발을 만들고, 오소리 무덤가에 두었어요.
🏷"정원이 모두 장미로 뒤덮여도 괜찮아."(P.55)
여우가 돌보지 않은 장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여우의 전시회에는 어떤 그림들이 있을까요?
: 여우는 줄을 맞추어 장미를 심었을 정도로 원칙적이었어요. 하지만 아기 오소리가 죽은 뒤 멋대로 자라버린 장미들을 보고도 여우는 "정원이 모두 장미로 뒤덮여도 괜찮아."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달라졌지요. 더 이상 부끄럽고 혼자 있고 싶은 여우가 아니었고, 틀을 벗어나거나 방해받는 것을 싫어하는 여우도 아니었죠. 진정한 친구를 만나 마음을 나눈 여우는 자신의 그림 속 소중한 존재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차츰 깨달아갔답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