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위한 성공 진로 수업
강사라 지음 / 굿위즈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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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 이런 이야기를 던진다. "엄마는 나중에 커서 뭐가 될까?" 그러면 삼남매 입에서는 많은 말이 쏟아져 나온다. "샌드위치 가게 해요! 반찬가게 해요! 책 써요! 다시 선생님 해요! 한국사 선생님 해요!" 

다행이다. 아이들 입에서 '엄만 다 컸으니 이제 더 못 커요. 엄마는 직업을 갖기엔 늙었어요!' 소리가 안 나와서 말이다.^^; 그리곤 감사하게 된다. "아! 나는 요리를 좋아하고 책을 즐겨 읽고 아이들 가르치는 게 어울리고, 한국사를 사랑하는구나."

그제서야 나는 몰랐던 나의 장점을 깨닫게 된다. 자존감이 바닥인 나에게 아이들은 엄마의 장점을 잔뜩 늘어놓으며 엄마가 충분히 멋지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해준다. 내가 나를 알 수 있도록 얘기해 주고, 나를 자랑스러워해준다. 참 부끄럽고 감사한 일이다.

 

책을 읽으며 내가 진로를 고민했던 시기가 절로 떠올랐다. 나는 매사에 자신감이 늘 부족했다. 어릴 적 느끼기에 나는 별로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내성적이었고, 소극적이었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먼저 손 내밀지 못했다. 그러다 사춘기가 되자, 반항심마저 생겼다. 부모님이 하라는 건 하기 싫어졌다. 진로도 마찬가지였다. 부모님이 추천해 준 직업인 선생님은 전혀 멋져 보이지 않았다.

멋진 직업을 매일 찾았다. 진로 책을 얼마나 봤나 모른다. 흔치 않은 직업, 사람들 특히 여자가 많지 않은 직업을 갖고 싶었다. 나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으니까. 누구나 인정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으니까. 그래서 무조건 공대를 간다고 우겼다. 환경공학, 도시공학 당시엔 좀 생소했던 학과를 지망했다. 그런데, 수능을 정말 망쳤고, 그나마 원치 않던 대학이나마 전자 계산과에 들어갔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아닌, 멋진 직업을 가지고 싶은 마음으로 들어간 학과가 재미있을 리 없었다. 당시 내 생활의 주된 부분은 오히려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성당 성가대 활동이었다. 주객이 전도되었다. 그래도 어찌 졸업을 하고 다른 대학 같은 과로 또 편입을 했다. 그리곤 프로그래머로서 대기업 전산실에서 근무를 했다. 소망 대로(?) 직업 특성상 여자는 나 혼자밖에 없었다. 그런데 나는 내가 하나도 멋져 보이지 않았다.

이건 아닌 것 같아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그리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인지 떠올려봤다. 봉사활동으로 우연히 간 복지관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함께했던 순간이었다. 특히 몸과 마음이 아픈 아이들과 마음을 나눌 때 행복했다는 걸 깨달았다. 갑자기 아동학과로 편입학을 했다. 그렇게 다시 시작한 내가 좋아하는 공부는 너무 재미있었다. 살면서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행복했다. 매 학기 장학금을 받았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하니 신명이 났다. 지금은 그 일을 하고 있지 않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신났던 시기가 그때가 아니었을까.

 

꿈이란 무엇일까? 직업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명확히  이야기한다. 꿈을 이뤄가는 과정 속에서 진로와 진학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라고. 꿈을 정해야 방향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이다. 내 가슴을 뜨겁게 하는 일,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 그것을 찾아야 한다.

우리집엔 아직 꿈을 정하지 못한 16살 딸이 있다. 아무리 고민을 해보아도 못 정하겠다는 딸이 안타까웠다. 그러던 아이가 며칠 전 진로 검사에서 눈빛이 초롱초롱 해지는 분야를 느꼈다고 이야기한다. 심리 상담과 방송 일에 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매우 그렇다"에 표시하며 두근대던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쾌재를 불렀다. 드디어 16년 만에 가슴이 시키는 일을 찾았구나.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구체화시킬 계획과 준비만 남았구나! 그렇게 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오직 내 미래의 답은 내가 찾아야 한다.'(P.63)

물론 또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목표와 꿈을 가진 사람은 다르다. 다시 돌아오더라도, 오래 걸리더라도  내가 찾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꿈꿀 수 있어야 비로소 나의 꿈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꿈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느낄 수 있었다. 10대를 위한 책이지만 내가 더 뜨거워졌다. 그래서 다짐하고 약속했다. 아이도 나도! 우린 꼭 해낼 거라고. 꿈을 향한 항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닻을 올리자.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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