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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의사가 알려주는 최고의 육아
다카하시 다카오 지음, 오시연 옮김 / 미래지향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36년간 소아과 의사로 활동해온 저자는 아이들을 늘 케어하느라 고민과 압박감, 불안에 시달리는 많은 부모들을 지켜봤다고 한다. 그러나 엄마와 아빠에게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우리 아이의 저력을 믿고 아이를 든든한 눈길로 지켜보는 것이 전부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아이의 잠재력을 믿고 아이를 키운다면 좀 더 편안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아이를 대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 근거로서 저자는 '유전자'를 이야기한다. 아이의 '선천적인 힘'이란 실로 대단하다고 말이다.
이 책의 전반에는 유전자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그러나 유전자를 한정 짓는 요건, 즉 한계로서 제시하는 것이 아닌, 기본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커다란 힘으로 정의한다. 아이는 기본적으로 유전자로부터 큰 힘을 가지고 태어나며, 그것에 더해 진화와 노력으로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유전자는 변하지 않지만, 진화를 위한 '여백'을 남겨놓았다'는 점, '세계적인 육상 선수가 꼭 최상급 유전자의 소유자라는 보장은 없다'라는 점과, '키는 부모를 닮지만, ±8~9cm의 여유는 늘 존재한다'라는 이야기가 그래서 더욱 와닿았다. 유전자가 한계가 되어 "너는 유전적으로 타고나서 이것밖에 안돼."라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유전적으로 이만큼의 기본적인 큰 힘을 지녔으니 너의 노력과 발전으로 더욱 크게 변화할 거야."라는 베이스의 개념이 된다는 것이 참 많이 공감되고 또, 한편으로 안심되는 이야기였다. 건강히 무사히 태어나준 것만으로 유전자는 제 몫은 다 한 것이니까 말이다.
또한, 소아과 의사답게, 육아에 대해 많은 부모들이 느끼는 어려움들에 대한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를 키우며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고민과 번뇌를 하는가? 모유와 분유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좋은 엄마가 되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힘들어도 혼자 끙끙대며 독박 육아를 하느라 지치고, 워킹맘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아이를 맡기고 일하는 엄마로서 아이에 대해 큰 죄책감을 베이스로 깔고 육아를 한다. 우리 아이가 나 때문에 느린가 싶어 고민을 하고, 남들보다 잘 가르쳐야 할 것 같아 조기교육에 자꾸만 귀가 팔랑거린다. 아이의 잘못엔 혹여 나 때문일까 싶어 늘 전전긍긍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하고자 한다.
이에 대해 소아과 의사로서, 전문가로서, 저자는 명쾌한 답들을 자신 있게 던져준다. 어느 것이 행복하고 좋은 육아인지, 어떤 부분에서 조금은 내려놓아도 되는지 왜 그렇게 집착할 필요가 없는 것인지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유전자 스위치가 격렬하게 깜빡거리는 시기가 바로 사춘기라는 말도 참 와닿았다. 지금껏 잠들어있던 성호르몬의 유전자가 갑자기 빛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인생 최대의 유전자 점멸 쇼 타임'이 시작되면, '아! 드디어 쇼가 시작되었구나! 네온사인이 켜졌구나!' 이런 마음으로 아이의 성장을 기쁘게 지켜보아도 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참으로 신비하고 흥미로운 이 유전자의 큰 그림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자연의 섭리니 말이다.
저자는 아이를 키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부모들의 지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자기긍정감에 대해 그에 더해 공감 능력과 의사결정력이 얼마나 아이의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인지 설명하고 있으며, 이 자기긍정감을 키우는 비결과 반대로 깎아먹는 요인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아이가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는 것에도 동의한다.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살아가는 것, 때론 실패도 하고 때론 되돌아오더라도 인생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참 중요하며, 아이가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고 선택한 길을 착실하게 걸어간다는 것은 진정한 내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일이다. 부모는 일상에서 조언해 주는 역할을 하되, 마지막 최종적인 결정은 자녀가 스스로 하는 것이라는 것을 꼭 명심하자. 아이는 이런 경험을 쌓아가며, 자기긍정감과 의사결정력을 늘려가야 한다.
육아에 정답은 없다. 그럼에도 엄마와 아빠는 불안하다. 그래서 자꾸만 끊임없이 고민하고 검색하고 공부한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압박과 불안일 뿐일지도 모른다. 아이가 지닌 힘에 진화와 노력을 더한 시너지 효과를 믿고 기다려 보자, 그리고 그 힘에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