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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위의 집
TJ 클룬 지음, 송섬별 옮김 / 든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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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4급 기밀 사안입니다.(중략)베이커 씨가 방문하게 될 고아원은... 특별한 곳입니다. 다른 어떤 곳과도 다른 고아원이고, 그곳에서 지내는 여섯 명의 아이들은 지금껏 당신이 본 그 어떤 아이들과도 다릅니다."(P.59~60)
아마존 순위 ‘판타지 부문 1위’라는 기록을 남긴 TJ 클룬의 대표작 <벼랑 위의 집>. 재미있는 책은 독자들이 먼저 알아보는 법이라고 하던가?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사랑받은 판타지 소설답게 600쪽에 가까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몰입감이 엄청난 소설이었다. 퀴어 요소가 등장하긴 했지만, 서로를 의지하게 되는 아서와 라이너스의 관계 덕분인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정도였다. 오히려 치유를 통해 믿음을 쌓아가는 그들의 이야기가 따스하게 느껴졌다.
또, 러블리 판타지라는 말에서 볼 수 있듯이,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이 가득한 애니메이션이 떠오르기보다는, 따스한 헐리우드 영화가 떠오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주인공들의 판타지적 능력을 빼고 생각한다면, 실제로 주변에 있을 수도 있는, 요즘 사회에 만연한 편견과 혐오를 다룬 이야기라서 더욱 와닿았다. 이 소설은 톰 행크스가 주인공 라이너스 베이커 역으로 등장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드라마적 요소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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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아동관리부서인 DICOMY의 사례 연구원인 라이너스 베이커. 승진에도 관심이 없고, 관리자가 되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으며, 고아원을 점검하고 최상의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임무에 충실하게 살고 있다. 그렇게 17년째 가족 없이 홀로 살아가며 일과 집밖에 모르는 라이너스는 차가워 보이지만, 실상 아이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아동들을 위해 객관적이며 꼼꼼하게 규정에 맞게 살피며, 철저하게 일한다.
그런 그에게, 떨어진 기밀임무. 마법 아동 중에서도 더 특별한 여섯 아이들이 있는 마르시아스 섬 고아원으로의 1달간의 출장이다. 이 고아원의 원장인 아서 파르나서스가 이 아이들을 잘 관리하고 있는지 보고서를 발송하라는 임무가 떨어졌다.그 아동들 가운데는 악마의 아들이라는 적그리스도 루시퍼(루시)도 있었다. 라이너스는 생각만으로 숨이 막혀왔다.
하지만 고아원 아이들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특별했다. 더 소중하고 사랑스러웠다. 노움이자 까칠한 성격을 가졌지만, 사람들을 아끼고 정원 가꾸는 것이 취미인 아이 '탈리아'. 어떤 종족인지조차 정확하지 않으며 일부는 해파리인 '천시'는 오랫동안 괴물로 불리며 언어적 학대를 당했으나 특유의 밝음으로 호텔 직원이라는 꿈을 꾼다. '샐'은 이곳이 열세번째 고아원인 아이다. 예전의 고아원에서 학대를 당했고 치유가 필요한 아이. 아직도 깜짝깜짝 놀라는 샐은 응원받아 마땅한 존재이며, 누구보다 아름다운 글을 쓴다. '피'는 숲의 정령으로 채플 화이트에게 지도를 받는다. 큰 통제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다. 시어도어는 와이번이지만 생각을 하고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존재, 감정을 가졌다. 루시는 늘 파괴로 가득한 악몽에 시달리지만, 그저 모험을 좋아하는 여섯 살짜리 상상력이 풍부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일 뿐이었다.
여섯 아이들은 혐오의 눈으로 보면 괴물이고 악마 같은 존재였지만, 색안경을 걷어내고 나면 그들은 그저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이었다. 자신을 안전히 보호하겠다는 비눗방울 때문에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할 수 없는 것이다.
✔라이너스는 그 비눗방울을 터뜨리고 진짜를 보게 될까?
✔아이들의 진실된 모습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을까?
✔고아원의 원장 아서의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
✔혐오로 가득 찬 사람들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낼까?
✔라이너스는 DICOMY로부터 고아원을 지킬 수 있을까?
🏷사람들은 자기가 알지 못하는 존재를 두려워해. 두려움은 그들 자신도 알지 못하는 이유로 혐오로 바뀌고.(P.94)
🏷세상이 공정한 세상은 아니더라도, 그 세상에 또 무엇이 있는지를 아이들에게 알려줘야죠.(P.271)
🏷변화는 사람들이 간절히 바랄 때 일어나는 거야. (중략) 시간은 걸리겠지만 알게 될 거야. 오늘이 나한테는 안전한 비눗방울을 박차고 나온 그날이었어.(P.422)
🏷우리가 사는 그 집이 꼭 진짜 집인 건 아니야. 집이란 내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이라고.(P.500)
🏷변화란 소수의 목소리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저는 그 소수가 될 겁니다.(P.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