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형과 오로라 - 제10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이병승 지음, 조태겸 그림 / 샘터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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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린이책을 참 좋아해요. 감동은 꼭 장황한 이야기 속에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거든요. 짧고 작지만 깊은 이야기가 담긴 어린이책을 읽다 보면 작은 아이가 마음 깊은 곳에 들어와 작은 울음주머니를 톡 건드리는 느낌을 받곤 한답니다. 이럴 때 저는 소설보다, 영화보다 더 큰 감동을 느낍니다. 10살 막내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 어린이 책에는 어렵고 긴 설명이 없이 솔직한 느낌을 많이 담아서 그런가봐요!"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그런 것 같아요. 

바로 이 책 <고릴라 형과 오로라>가 그랬어요. 책 속 이야기가 우리 주변에 정말로 있을법한 이야기여서 일까요? 짧은 이야기 3편을 모아 묶은 책이라 이야기 하나하나가 그다지 길지 않음에도, 그 어느 길고 긴 소설보다 영화보다 저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어요. 

특히 3가지 이야기 중 <고릴라 형과 오로라>는 제10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랍니다. 이에 더해 작가의 신작 동화인 <나쁜 기억 삽니다>와 <이상한 친구>까지, 작가는 아이들의 꿈을 키워가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아픈 마음을 딛고 일어서는 성장의 과정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 이야기 하나 : 고릴라 형과 오로라

벨라 미용실의 가위손 형은 너무 멋진 실력자예요. 강남의 유명한 미용실에서 일을 했던 가위손 형은 일만 하고 사는 게 싫어서 변두리의 미용실로 왔거든요. 형은 유럽도 가봤고 다음엔 핀란드에서 오로라를 보는 게 꿈이래요.

가위손 형의 머리 손질법을 유튜브에 올려 유튜버가 되어 돈을 벌고 싶은 나는 한 달을 기다려 영상을 찍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영상은 조회 수가 엉망이었고, 악플도 달렸지요. 형도 실수를 해 손님에게 호되게 혼이 났어요. 그런데 가위손 형이 갑자기 오로라를 보러 가자고 해요. 그리고 형은 사실 잘나가는 미용사가 아니래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이야기 둘 : 나쁜 기억 삽니다

나는 찰흙으로 사람의 귀를 만들었어요. 속마음을 들어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귀를 벽에 붙이자 귀가 움직이더니 벽 위로 글자가 솟아났어요. '나쁜 기억 삽니다. 말하면 깨끗이 지워 드려요.'

나는 동준이가 밀어서 카레를 뒤집어쓴 것도, 강아지 몽치를 힘들게 보냈던 아픈 마음도 얘기했지요.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찾아가 나쁜 기억을 말했답니다. 어쩐지 무겁고 우울했던 마음이 녹아내렸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기억해야 할 많은 것들이 기억나지 않았어요.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나의 기억은 어디에 있을까요?

 

👌🏻이야기 셋 : 이상한 친구

학기 초 전학 온 운서는 내 짝꿍이 되었어요. 운서는 첫날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했죠. 자신이 스티븐 호킹이 환생한 존재라고도 했고, 좀비라고 하기도 했어요. 운서에겐 시큼한 냄새가 나기도 했지요. 운서는 자신이 커다란 상가 건물을 유산으로 받았다고도 했지만, 어쩐지 아닌 것 같았어요. PC방에 가면 언제나 음식을 마구 먹어댔거든요.

운서는 우리가 철길처럼 평행하게 가는, '영원한 친구'냐고 물었지만 나는 대답하지 못했어요. 운서에게 거리를 두기 시작하자 운서는 외톨이가 되었답니다. 선생님의 부탁으로 며칠째 결석 중인 운서를 찾아갔으나, 운서네 집은 엉망이었고, 운서 몸에서 나던 퀴퀴한 냄새도 났어요. 그때 갑자기 쓰러져 토하기 시작하는 운서. 운서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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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이야기는 각각의 주인공인 '나'의 성장과 꿈을 다루고 있어요. 첫 번째 이야기 속 나는 상처받고 좌절한 나를 딛고 새로운 꿈과 도전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두 번째 이야기 속 나는 나쁘고 아픈 기억들도 잘 받아들이고 씩씩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현실이 괴로워 도망치고 싶던 친구의 진심을 모르고 편견 어린 눈으로 보던 내가, 성장을 통해 친구와 진정한 우정을 나누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살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좌절, 아픔 그리고 편견에 대해 노력과 성장이라는 멋진 모습으로 용감하게 맞선 주인공들의 여정! 그 여정이 너무 씩씩하고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아름다운 빛을 뿜어내는 오로라처럼 말이에요.
 
 

"잘린 머리카락은 또 자라잖아요. 마음도 그러면 돼요." (P.31 고릴라 형과 오로라 중에서)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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