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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소녀 귀신 탐정 1~3 - 전3권
선자은 지음, 이윤희 그림 / 슈크림북 / 2021년 9월
평점 :
어느 날, 내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 어느 날 평소처럼 등교를 한 '슬아'는 전학생인 '이나'를 통해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슬아는 자신이 왜 죽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슬아는 자신을 볼 수 있는 '이나'의 도움으로 자신의 죽음을 마주 보며 조금씩 파헤쳐 간다.
기사에 나온 성적 비관 자살이라는 결론은 어쩐지 아닌 것 같았다. 죽음의 기억에 조금씩 다가가던 슬아는 자신이 떨어졌다는 산에서 기억의 조각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이 죽음에 같은 반 부회장 서연과 친구들이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 증거인 SD카드를 미처 찾지 못한 이나와 슬아. 과연 SD카드는 어디에 있을까?
서연의 단짝이었던 아린은 이나에게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평소 무뚝뚝하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던 우진마저 이나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그러나 아린에게서 모든 걸 이야기하겠다는 문자를 받고 만나러 나가려던 그때, 아린마저 옥상에서 추락하고 만다. 목숨은 건졌으나 아린은 무언가에 쫓기듯 전학을 가버리고 말았다.
언젠가부터 동네에 고양이가 죽음을 당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슬아는 자꾸만 눈앞이 뿌옇게 변하면 누군가의 몸속으로 빙의하듯 빠져들어갔다. 그것도 그가 분노해있을 때마다 말이다.
우진은 어느 순간 슬아를 보기 시작했다. 죽어가던 고양이를 도와주며 영과 몸을 동시엠 만진 순간, 함께 있던 우진도 슬아를 보게 된 것이다. 우진과 슬아, 그리고 이나는 조금은 특별한 친구가 되어가고 있었다. 살아서는 친구 없이 지냈던 슬아도 왠지 외롭지 않았다.
슬아가 빙의하던 존재는 곽도훈이었다. 서연의 남자친구이자 지금은 서연의 마음을 잡고 싶어 하며 분노하는 도훈. 결국 그 욕심은 서연을 안심시키고자 이나에게 위협을 가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그의 화살 아닌 화살은 서연을 향하고 있었다.
우진은 엄마를 1년전 잃고 그리워하고 있었다. 엄마가 좋아하던 화분을 위해 흙을 구하러 산에 갔던 우진은 사실 서연과 친구들, 그리고 슬아와 함께 그 산에 있었다. 그러나 우진은 그 사실을 몰랐고 그래서 슬아를 향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우진이었다.
슬아는 서연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서연은 조금씩 망가져갔다. 서연은 부모를 꼭 닮았다. 자신의 자녀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부모는 자기 체면만 챙기기 바빴다. 어쩌면 서연이 망가진 것만으로도 복수라면 복수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진실을 밝히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그렇게 찾던 SD카드를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찾는다.
슬아와 이나, 그리고 우진은 점점 우정을 쌓아간다.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정말 특별한 우정이었다. 슬아는 생전에 이런 우정을 느껴보지 못했다. 외로웠던 삶을 죽은 후에야 맞이했다. 그렇게 우정을 쌓아가던 아이들은 결국 억울한 죽음을 알릴 수 있는 기회에도 조금씩 다가가게 되는데....
과연 이 SD카드로 슬아는 서연에게 진짜 복수를 하게 될까?
이나 할머니의 봄이 오면 손님이 선물을 보낸다는 말은 무엇일까?
이나는 귀신 보는 아이라는 따가운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슬아는 이나의 그림 '기회'처럼 진짜 기회를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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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에서 3권을 모두 읽어버렸을 만큼, 엄청난 몰입력을 불러일으킨 책이다. 판타지와 추리, 공포를 아이들 수준에서 너무 흥미롭게 적절히 다룬 책이다. 게다가 학교 내에서 쉽게 일어나는 왕따 문제나 학교 폭력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갑질 문화, 이웃에 대한 혐오, 지나친 자기 과시와 타인 무시, 동물 학대, 학교 비리와 시험지 유출 등 다양한 문제들이 다루어지고 있는 책이라 깜짝 놀랐다.
좋은 스토리와 적절한 그림의 어울림이 참 좋았다. 무거운 사회문제들을 책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6학년인 아들에게 적극 권했을 정도로 굉장했던 책이다. 아이들이 이 무거운 주제를 너무 어렵고 멀게 느끼지 않도록 중간중간 적절한 그래픽 노블 방식의 페이지들도 참 좋았고, 그래서 마치 웹툰 한편 같기도, 추리 영화 같기도 한 재미있는 책이었다.
특히 초등 고학년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어보기를 적극 권하고 싶다. 우리 사회의 여러 현상과 문제들을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