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빛 조각
윤강미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평점 :
『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그믐달 반딧불은
부서진 달 조각
- 윤동주, <반딧불> 중에서- 』
이 그림책을 보는 순간
윤동주 시인의 동시가 떠올랐어요.
아니나 다를까, 책 안쪽을 보니
윤동주 시인의 동시에서 영감을 받아
이 그림책을 지으셨다고 하더라고요.
윤동주 시인의 시와도 너무 잘 어울리는
정말 아름다운 그림책 <달빛 조각>
★★★★★★
책은 가족들의 여행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엄마와 이모, 동생과 나는 먼 길을 달려 숲속에 도착해요.
산책에 나서며 엄마는 "아직 있을까?" 물어요.
해질 녘이지만 한참을 앞장서 걸어가는 엄마.
♣
어느새 노을빛이 사라지고 숲에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동생과 나는 서로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어쩌면 아주 멋진 걸 보게 될지도 몰라."
엄마가 모두를 북돋우며 말했습니다.
- 본문 내용 중에서 -
그믐밤이라 달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
달이 보이지 않는 대신 별이 총총 빛나는 밤.
숲길을 걷고 또 걷는 네 사람.
그 깊은 숲속, 어둠 속에서
네 사람은 무엇을 발견하게 되었을까요?
달빛 조각은 과연 무엇일까요?
달빛 조각은 깊은 숲을 채우고 있었어요.
마치 사라진 달이 조각조각 내려와
어두운 숲속을 밝혀주고 있는 것 같았지요.
달빛 조각은 네 사람의 마음까지
환하고 따스하게 비추어 주었어요.
엄마와 이모의 어린 시절 추억은
그렇게 나와 동생의 새로운 추억이 됩니다.
우리 네 사람의 소중한 추억이 됩니다.
-
멀고 먼 숲 깊은 그 곳까지 얼마나 힘들게 걸었을까요?
어린아이들은 왜 이리 깜깜한 밤을 걷나 했을 겁니다.
게다가 달도 없는 그믐밤. 무섭기까지 했을 테지요?
그 차가운 마음을 녹여주듯 하나 둘 나타난 달빛 조각들.
온통 가득한 달빛 조각은 마음을 녹이고 따스히 감싸줍니다.
깜깜한 밤하늘이라 별빛을 더 잘 볼 수 있었듯이,
깜깜한 숲속이라 달빛 조각도 더욱 잘 보였어요.
반짝이는 노란 달빛 조각을 맞이한 아이들에게
더 이상 무섭고 깜깜한 숲속은 남아있지 않아요.
아이는 추억을 마음속에 간직한 채,
달빛 조각과의 다음 만남을 기약합니다.
나는 언젠가 또다시 다른 누군가와
이 소중한 추억을 공유하게 되겠지요?
그렇게 우리의 추억은 공유되고,
우리가 함께한 순간들은 달빛 조각만큼
반짝반짝 빛을 내며 오래오래 기억됩니다.
달님이 있는 밤에도,
달님이 없는 밤에도
사라지지 않고, 작은 빛을 내고 있는
작지만 소중한 달빛 조각처럼 말이에요.
-
너무 아름다운 그림책이라 몇 번을 다시 보았어요.
그림 하나하나 너무나 아름답고 서정적이랍니다.
밤의 어둠 속에 오래 있다 보면 시야가 보이던 그 느낌
어둠의 막을 한 장 입힌 듯한 그 느낌이 살아있네요.
해 질 녘 노을이 지는 풍경의 빛깔도,
어둠 속에서 늘 빛나고 있는 반짝반짝 별들도
밤이라 까맣게만 보이는 나무들의 모습도,
정말 달 조각을 뿌려놓은 듯 빛나던 반딧불도
제 마음에 한껏 들어오는 느낌의 그림책이었습니다.
비록 반딧불을 한 번도 본 적은 없는 저이지만,
아이들과 추억을 공유하는 느낌을 너무 좋아하는지라
이 책을 특히 공감해서 읽어볼 수 있었고요.
아이와 이 책을 함께 읽으며
내가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아이와 공유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해 보는
행복한 시간이 되었답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