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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자 Run with me ㅣ 노래를 그리다 1
선우정아 노래, 곽수진 그림 / 언제나북스 / 2021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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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자
멀리 안 가도 괜찮을 거야
너와 함께라면 난 다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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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든 어떻게든 내가 옆에 있을게
마음껏 울어도 돼
.
.
그다음에
돌아오자 씩씩하게
지쳐도 돼 내가 안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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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정아님의 노래 #도망가자
이 한 곡의 작은 노래에 나는
얼마나 큰 위로를 받았는지 모른다.
누가 톡 치면 눈물이 솟을 것 같던 날
정말로 괜찮다는 이야기가 꼭 듣고 싶은 날
좀 느려도 된다고 천천히 가자는 말이 듣고 싶던 날
울고 싶으면 울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던 날
누군가 나를 도닥여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던 날
이런 나에게 조용히 손 내밀어 주던 그런 노래였다.
음색만으로도 가슴에 훅 들어오는 선우정아 님의 음성..
게다가 나의 눈을 바라보며 불러주는듯한 가사..
그녀가 이미 나에 대해 다 알고 있는 듯
나의 마음을 모두 다 이해한다는 듯
내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불러주는 느낌이다.
이렇게 결이 곱고 따스한 음악에
곽수진 작가님의 따뜻하고 감성적인 그림이 더해지니
따스한 스웨터를 하나 더 걸친 듯한 포근함이 느껴진다.
누군가 나를 포근하고 따스히 안아주는 느낌이다.
곽수진 작가님의 그림은 <도망가자>의 노랫말에
'오랜 시간 내 곁을 지켜준 노견과 동행하는 마지막 여행'을
생각하며 추억에 대한 내용을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그림 하나하나 그 마음이 가득 담겨 있어 참 애틋했다.
그림책의 매력은 자신만의 상황과 사연에 맞추어
그림책의 내용을 곱씹어 보게 된다는 점에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난 책을 읽으며 힘들었던 날들이 주르륵 스쳤다.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던 순간들이 필름처럼 떠올랐다.
이제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실컷 웃고 다시 돌아오면 된다고,
거기에서 우리 아무 생각 하지 말자고,
그다음에 씩씩하게 돌아오면 된다고
누군가 이야기해주는 듯했다.
무척 두근거리던 그때의 마음을
지금에서야 위로받는 듯했다.
10살 아이가 먼저 이 책을 읽더니 나의 두 손에
다소곳이 책을 건네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엄마, 엄마가 이 책을 보면 위로가 될 것 같아요.
엄마랑 아빠는 어른이라서 힘들 때가 많잖아요.
그럴 때마다 이 책을 보면 괜찮다고 느껴질 거예요."
그렇다. 사실 난 정말로 가끔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고,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럴 때마다 위로받을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얼마나 다행인가?
노래 한 곡에서 위로를 받고, 그림책에게 마음을 기대고,
위로가 될 거라며 건네주는 아이의 손길에서 위로를 느낀다.
때론 모든 걱정은 잠시 내려놓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모든 이들에게 모든 것들에게 오늘도 말해주고 싶다.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맙다고, 내게 손 내밀어 주어 고맙다고
내가 힘들 거라는 생각을 해주어서 고맙다고 말이다.
이 책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큰 위로가 되면 참 좋겠다.
마음을 기대고 한숨 쉬어 갈 수 있는 작은 위로도 참 좋겠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