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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 김금숙 만화
김금숙 지음 / 마음의숲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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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펫샵, 그 좁고 네온사인이 가득한 곳에 갇혀있던 강아지들. 젊은 부부는 펫샵에서 귀여운 웰시코기 당근이를 데려왔다. 펫샵에서 데려와서인지 예민하고 스트레스 가득한 당근이였지만 마음을 다해 사랑으로 키운다. 그리고 부부는 당근이를 위해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를 한다.
낯선 시골 마을, 그리고 낯선 사람들. 갑자기 집 앞에 놓인 박스 안에 있던 강아지. 감자를 닮은 두 번째 강아지 감자까지 부부의 식구가 된다. 그리고 감자와 당근이가 완벽한 가족이 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 부부가 이사 와 적응하던 와중에 여러 마리 개를 키운다며 유난히 반가워하는 토박이 한 씨 아저씨를 만나 반가워웠던 부부. 그러나 그 마음은 결국 크나큰 배신으로 되돌아온다. 한씨 아저씨가 키우던 식빵이들은 어느 날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한씨 아저씨는 ....
부부가 당근이, 감자와 함께 산책하며 만나게 된 마을의 수많은 개들. 어느 개는 좋은 새 주인을 만나 새끼도 낳고, 행복하게 살게 되지만, 어느 개는 입에도 담기 힘든 개소주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개장수 돌아다니고 공공연히 개를 도살하기도 하는 이 현실, 부부는 위험을 느낀다. 그러나 나설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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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묶여 있는 개를 봐도, 버려진 개를 길 위에서 만나도, 철창에 갇혀 있는 개를 봐도 마음이 아프고 괴로웠다. 마을 아저씨, 아줌마가 친절하게 웃어주어도 괴물처럼 보였다. 딸기 한 바구니를 선물하며 배추를 성큼 잘라 내주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개는 소와 돼지 같은 똑같은 가축일 뿐이었다.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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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침묵했다. 도시에서 이사 온 다른 사람들처럼...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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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부는 할 수 있는 일을 향해 묵묵히 나아간다. 처음엔 당근이 하나로도 버거워하던 부부는 또 다른 생명인 초코도 만나게 되고, 초코가 부부를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천천히 기다려준다. 개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렇게 함께 성장한다. 그리고 책임지는 법을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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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살며 개를 사랑하게 되었다. 개와 살며 다른 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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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은 희로애락을 느끼고 인간과 소통하며 교감한다.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 편하고 좋을 때는 예뻐하다가 귀찮아지면 책임지기 싫다는 이유로 쳐다도 안 보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고민해 봐야 한다. 인간이기에 시작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서는 인간이기에 마땅히 책임져야 한다.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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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귀여운 강아지를 만나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은 책이 아니었다. 다소 무거울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깊은 곳에 여전히 뿌리박혀 있는, 보신 문화, 생명을 경시하고, 생명에 대해 보이는 무책임한 태도 등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다루고 있었다.
사실적으로 사진을 그대로 만화로 옮긴 듯한 그림도 정말 대단했다. 반려견들의 눈빛 속에, 가득 담겨있는, 자신이 온전히 믿고 따르는 주인을 향한 신뢰를 그림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만화계의 오스카'라고 불리는 하비 어워드 수상에 빛나는 김금숙 작가의 화제의 신작! 인간 세상에서 살아내고 있는 개라는 존재에 대해, 그들의 견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책이었다.
만화로 되어 읽어보기 쉽고 이해하기 쉬워 좋았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고 생명에 대한 책임감에 대해, 생명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해볼 수 있는 참 좋은 책이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직접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