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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와 괴물이빨 ㅣ 알맹이 그림책 54
엠마뉴엘 우다 그림, 루도빅 플라망 글, 김시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6월
평점 :
📖
에밀리는 한 살 때 무언가 채우고 비우는 걸 좋아했어요.
가득 채우고 다시 정리를 하고 이것은 에밀리의 놀이였죠.
세 살의 에밀리는 그림도 아주 잘 그렸답니다.
볼 것이 아주아주 많을 때까지 그리곤 했지요.
다섯 살 에밀리는 잡동사니를 매일 방에다 쌓아두었어요.
쌓아둔 잡동사니를 들여다보며 숫자 세는 것을 좋아했어요.
조약돌, 나뭇가지, 버려진 책, 끈, 버스 표, 꽁초, 리본, 누에고치
에밀리는 자기 방에 혼자 있는 걸 좋아했답니다.
가족들은 당연히 에밀리를 걱정했어요.
밖에서 뛰어놀고 친구도 만나기를 바라니까요.
그러나 에밀리는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수집품들 사이 작은 구멍에 숨어있던 에밀리는
더 깊이 숨어들어 가다가 괴물을 만나게 됩니다.
괴물은 자신이 뾰족한 것을 삼킨 것 같다고 도와달라고 하죠.
괴물 안에 들어가 보니 괴물의 이빨이 위에 박혀 있었어요.
이제 에밀리는 괴물을 물리칠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합니다.
✔ 책 속 괴물은 어떤 존재를 뜻하는 것일까요?
✔ 에밀리는 괴물로부터 벗어나게 될까요?
✔ 에밀리는 어떻게 괴물에 맞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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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느낌이 드는 책이었어요.
그림책은 예쁘고 화사하고 사랑스러워야 한다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주는 굉장히 독특하고 예술적인 그림책입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들지만,
제가 느끼기에 괴물은 내면 깊숙한 공포와 두려움 같아요.
어른들의 걱정과 지나친 관심이 더욱 에밀리를 숨게 만들었거든요.
자신만의 공간 그 안에서도 또 깊숙한 자신의 공간을 만드는,
숨고 싶은 에밀리의 두려움이 보이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에밀리는 괴물의 이빨을 자기 입에 끼워 보았어요.
그리곤 그 하나의 작은 시도로 큰 용기와 힘을 얻었죠.
그리곤 넘치는 힘으로 괴물과 맞서 용감하게 싸웠어요.
괴물이 사라지자 방에는 커다란 구멍이 생겼어요.
아주 평화로운 빈터가 생긴 거예요.
이제 에밀리의 방에 더 이상 괴물은 없답니다.
평화로운 빈터에서 가족들은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해요.
에밀리의 방은 조금씩 조금씩 비워지기 시작했답니다.
에밀리는 더 이상 자신만의 공간에 숨지 않아도 괜찮았어요.
방안 가득했던 잡동사니들이 조금씩 조금씩 비워져가는 것.
이것은 자신을 드러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이겠지요.
조금씩 두려움을 치워가며, 더 이상 숨지 않게 된 에밀리는
마음속 두려움의 괴물을 떨쳤고, 용기에 대한 증표인
괴물 이빨만큼을 잊지 않고 간직하며 살아갑니다.
자신의 용기를, 용감했던 자신의 모습을 잊지 않기 위해,
언젠가 또 슬금슬금 다가올 괴물에 맞서기 위해...
괴물이 에밀리의 마음에서 만들어낸 두려움의 표상이듯,
괴물의 이빨 역시 에밀리가 만들어낸 용기의 표상 같아요.
그 누가 대신해 주지 않은, 내가 만들어낸 용기의 한 조각.
그 한 조각이 있다면 어떤 괴물이 오더라도 이길 수 있겠죠?
하나의 뛰어난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독특한 표현의 그림책 <에밀리와 괴물 이빨> 이었습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직접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