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당연함을 버리다 - 고지마치중학교의 학교개혁 프로젝트
구도 유이치 지음, 정문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 구도 유이치는 고지마치 중학교에서 5년간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고지마치 중학교는 아이를 보내고 싶은 중학교 1위에 선정될 정도로 학생과 학부모의 강한 지지를 받는 학교 개혁의 실천 사례로 유명하다고 한다. 과연 그의 개혁은 무엇이 달랐을까.

아직도 일본의 많은 학교들은 매일 숙제가 나가고, 학생들은 정기 고사를 치르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 교사들은 학습지도요령을 토대로 한사람 한 사람의 학력을 키우고자 지극정성으로 아이들을 지도한다. 아마도 한국의 많은 학교와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저자는 이 당연해 보이는 것들에 대해 정말 의미가 있는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그 이유가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학교는 왜 존재하는가? 학교란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더 잘 살아가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를 위해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교육의 목적이자 원점이다.

🔖 중요한 것은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상위 목적을 주시하면서 최적의 수단을 찾아내야 한다는 점이다. (P.10)

학교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어떤 목적을 따라야 하는가? 어느 것을 바꾸어야 하는가? 그에 대한 미래지향적 모범답안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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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학습하는 힘을 키우고, 자신이 '모르는'문제를 '알게 하는'과정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숙제는 그 점을 간과한다. (P.19)

🔖공부하는 시간보다는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우는지가 더 중요하다. 자율적으로 배우는 경험을 쌓지 않으면 절대로 스스로 생각하면서 일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없다.(중략) 학습은 '못 푸는' 문제를 '풀 수 있게'하는 내용을 학교 안에서 이해하게끔 하는 일이다. 그리고 '시켜서 하는 학습'이 아니라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배우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P.22~3)

🔖애당초 학습 능력을 '특정 시점'에 평가하는 행위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중략) 시험은 왜 치는가? 학습 능력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그 밖의 다른 이유가 붙어서는 안 된다.(P.25~6)

🔖정기 고사를 폐지하고 단원 테스트로 바꾸면서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했고, 공부도 잘하게 되었다.(P.27)

🔖실제 사회에서 누구나 주위 사람과 갈등을 겪으며 살아간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당연히 견해 차이가 생기는 법이며, 그로 인해 갈등이 생기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중략) 문제는 그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점이다.(P.70)

🔖어떤 행동에 '문제'라는 딱지만 붙이지 않으면 그 행동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이들을 보는 시각은 그래야 한다.(P.78~9)

🔖사람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어떤 일에 몰두할 수 있고,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럴 때 긴장감도 느끼게 되면 리스크가 따르더라도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가 생긴다.(P.147)

🔖우리 학교의 최상위 목적을 이렇게 설정했다. 모든 아이가 '세상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어른들은 꽤 멋지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학교. (중략).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도 나는 아이들에게 자율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P.174~5)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하려면 (중략)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 결정 행동하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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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 기말고사 폐지, 고정 담임제 폐지, 숙제 폐지 듣기만 해도 헉하는 학교의 당연함 들 이었지만, 이것을 버렸을 때 나타나는 만족도는 대단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너무나 분명했기에 결과적인 변화 또한 매우 컸다.

내 아이를 이런 학교에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은 너무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는 것들을 버렸을 때,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상상만으로도 이미 만족감이 느껴졌다. 개혁과 혁신, 그것은 당연함을 버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직접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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