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개
하세 세이슈 지음, 손예리 옮김 / 창심소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없이 어리석어 서로 상처 주고
상처받는 인간을 위해
신이 내려 준 선물이 바로 개다.'

일본에서만 출간 후 26만 부 판매 돌파
나오키상을 수상한 하세 세이슈'의 신작 <소년과 개>

✔남자와 개
✔도둑과 개
✔부부와 개
✔매춘부와 개
✔노인과 개
✔소년과 개

소설 속 개 '다몬'은 이 여섯 가지 감동적인 치유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다. 개는 주인을 잃은 듯 길을 떠돌며 다니지만 항상 한곳을 바라본다. 그리고 여섯 편의 이야기 속에서 힘들게 이 세상을 살아가고 버텨가는 사람들을 만나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행복의 순간을 안겨준다. 그들의 삶은 고난에 가까웠지만 다몬과 함께하는 순간만큼은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면 그들은 모두 자연스레 다몬을 놓아주고 다몬은 그렇게 계속해서 누군가에게로 향한 긴 여행을 계속한다.



대지진 이후 6개월이 되는 날,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재해로 주인을 잃은 다몬은 때론 삶에 지치고 외롭고 기댈 곳 없이 허허벌판에 선 사람들에게, 또 죽음을 코앞에 두거나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마지막 따스함과 행복을 가득 느끼게 해주는, 마치 수호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준 후 다시 길을 떠나게 된다.

개가 가야 할 길의 끝에 있는 누군가는 따로 있지만, 개는 산길에서 삐쩍 마른 몸으로 마주하는 자신을 보살피고 돌봐주는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푼다. 최후의 순간까지 그들을 지키고 사랑한다.



다몬 은 치매를 앓는 엄마와 엄마를 돌보는 누나를 돕고 싶어 위험한 범죄조직을 돕게 된 외롭고 위태로운 젊은이에게 따스함과 안도감을 주기도 했고, 어린 시절의 극단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범죄자가 되었지만, 이제는 하나 분인 가족인 누나에게 돌아가고 싶어 하던 도둑에게 수호신이 되어주기도 한다.

또, 디몬은 더 이상 서로에게 사랑이 없는, 너무도 지쳐버린 상처투성이 부부에게는 다몬을 각자 부르던 전혀 다른 이름만큼이나 각각의 희망이 되어주기도 했고, 한 남자를 위해 몸을 팔기 시작했으나 어느 순간 그저 돈줄이 되어버린 자신의 존재감에 분노한 매춘부에게는 외로움을 떨쳐주고 인생 최고의 순간을 안겨준 벗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다몬은 죽음을 앞둔 노인에게는 외롭지 않게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준 가족 같은 존재가 되어주기도 하였다.

다몬은 누구에게로 향하고 있을까?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다몬은 조금씩 조금씩 누군가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아껴주고 마음의 한 조각을 내어주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선사하고 떠났다. 말하지 않아도 굳이 오랜 시간 알아오지 않았어도 다몬은 존재만으로 위로 그 자체였다.



마지막으로 다몬이 향한 곳 그곳에는 대지진 그날 이후로 마음을 닫아버린 히카루라는 한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에게 다몬은 또 어떤 존재가 되어줄까? 사실 둘은 처음 만난 것이 아니었다. 이미 서로를 알았고 한눈에 알아본 듯했다. 과연 그들은 언제 어디서 연이 닿았던 걸까? 여느 때처럼 다몬은 또다시 소년과도 헤어지게 되는 걸까? 그렇게 둘은 영원히 행복할 수 있을까?

5년 전 만났던 소년을 찾아 먼 길을 돌고 돌아 찾아온 다몬. 만남의 순간도 기적이었고, 다몬이 소년에게 선물해 준 일도 기적이었다. 마지막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다몬이 베푼 마음은 사람 사이의 깊은 마음과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더 큰 무조건적인 사랑이었다. 그렇게 한 소년을 만나기 위해 멀고 먼 일본열도를 돌아 5년 동안 한걸음 한걸음 내디뎠을 다몬의 마음이 커다랗게 느껴졌다.



개를 의인화 하지 않았기에, 아무런 말이 없는 다몬이었지만, 어쩐지 책을 읽는 내내 말없는 다몬의 묵묵한 위로가 나에게는 더욱 진하게 다가왔다. 다몬의 사랑과 치유가 어쩐지 나에게도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너희들의 마법은 사람을 웃음 짓게만 하는 게 아니구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에게 용기와 사랑을 주는구나." (P.227 노인과 개 중에서)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직접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