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글을 쓴다면
김성환 지음 / SISO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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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라고들 이야기한다. 글쓰기는 정말 대중화되고 있다. 누구나 글을 쓰고 작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독자는 수많은 글과 책 속에 노출이 되고, 수많은 글과 책 중에 좋은 글, 잘 쓴 글을 골라 읽고자 한다. 따라서, 누구나 작가가 될 수는 있으나, 작가라는 두 글자가 주는 무게는 참 무거운 것이다.

사람들이 글을 쓰는 목적은 각자 다르다. 각자만의 이유가 존재한다. 작가는 처음엔 본인의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을 목표로 글을 썼으나, 나미비아에서 사고를 겪고 난 후 죽음을 마주하며 사람은 누구나 후회를 하지만 조금이라도 덜 후회할 것 같은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렇게 한국에 돌아와 글을 쓰는 삶을 선택했다. 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목적성을 선명히 한다고 한다. 그만큼 글 하나하나를 쓸 때마다 힘이 들지만, 이것이 본인과 본인의 글을 더욱 빛내줄 과정이라고 믿는다고 한다.

나에게 글쓰기란 무엇일까. 나는 글쓰기를 통해 나를 확인한다. 나의 삶에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는 것이 바로 글쓰기이다. 아직은 나의 마음을 오롯이 담은 독립된 글을 쓸 능력은 없지만, 책을 읽고 감상을 쓰는 것 또한 나에게는 엄청난 에너지를 쓰는 작업이자 창작이다. 그 과정을 통해 나는 나를 조금 더 격려하고 또 위로받고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대단한 글은 아니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그것을 글로 옮기는 것은 매우 재미있고 짜릿한 기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나는 내가 무언가 할 수 있음을 깨닫고, 커다란 행복과 자존감을 느끼기도 한다.

글쓰기는 작가의 말처럼 재미있다. 제3의 세상을 만들어내는 창조의 과정이 참으로 재미있다. 바쁜 삶의 시간을 쪼개 무언가 하나씩 글을 완성해가는 것은 정말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비록 하나의 글을 완성하기까지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리지만, (작가의 표현대로 친환경 음식을 만드는 기분이지만) 완성에서 오는 행복은 정말 엄청나고 거대하다.

내 글은 대단하지 않다. 많이 부족하다. 사실 내가 전공을 했거나 정말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나는 내 글쓰기에 엄청난 열등감을 느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전공자도, 직업으로서 작가를 바라는 사람도 아니다. 그래서 어쩌면 더 무모한지도 모르겠다. 부족하고 엉망인 글을 내놓아도 이상하게 나는 내가 너무 자랑스럽다. 두려움을 두려움으로 남겨두지 않고, 떨쳐내고 글로 표현했다는 것만으로도 나 자신이 기특하게 느껴진다. 결국은 그것이 자존감으로, 진정한 행복으로 이어져 나에겐 존재의 의미가 된다.

이 책의 내용 중 "부모가 글을 쓴다면"이라는 부분이 특히 많이 공감되었다. 사실 육아 16년 차에 아이 셋을 돌보며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행동이다. 그럼에도 글을 쓰고자 한다. 사실 아이들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막상 실천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을 보인다고 아이들이 모두 책을 좋아할 리도 없지 않은가. 하지만 나는 직접 느꼈다. 내가 아이에게 강요를 한 적도, 내가 책을 읽는다고 유세를 떤 것도 아니었다. 그저 다른 일을 하던 시간에 책을 읽기 시작했고 톡을 나눌 시간에 글을 썼을 뿐인데, 아이들의 책을 대하는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이것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글을 잘 쓰는 것과 좋은 글의 차이도 와닿았다. 잘 쓴 글은 상대성이 진하게 드러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그 차이가 명확해진다. 글과 글 사이의 간격을 찾아내서 조금 더 잘 쓴 글을 판명하려 한다. 좋은 글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생긴다. 이유와 상관없이 좋으면 좋은 것이다. 나는 꼭 좋은 글을 쓰고 싶어졌다.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한달음에 산 정상에 오를 수는 없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편법에 눈이 멀지 않은 채 꾸준히 정진하다 보면 우리는 언젠가 분명 좋은 글에 닿을 수 있다는 글에 나는 오늘도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느끼게 된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직접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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