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과 엔트로피는 처음이지? 과학이 꼭 어려운 건 아니야 4
곽영직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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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아주 먼 구석기시대부터 불과 열을 사용해왔다. 구석기시대 열을 이용하여 음식물을 익혀 먹어 소화를 쉽게 하였고, 불을 피워 난방을 할 수 있었다. 18세기부터는 열기관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일들을 기계를 통해 하기 시작하며 산업화를 촉진하다. 그때까지도 열기관의 원리에 대해서는 큰 연구가 없었다고 한다. 19세기 중반에 와서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이 확립되었고, 특히 제2법칙에서 엔트로피라는 양이 도입되며 열과 열기관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변화의 방향을 나타내는 기본적인 양'이라는 엔트로피가 정확히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 열역학과 통계물리학의 입장에서 정의된 엔트로피의 차이를 알아본다. 또한 엔트로피가 생물이나 우주론 그리고 역사, 경제학 등의 분야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도 이야기한다. 측정이나 실험을 통해 확인되는 값이 아닌 엔트로피는 사실 과학적인 양이 아니지만, 엔트로피와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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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재미있던 부분은 1장과 9장이었다.

1장은 인류 문명과 불이라는 내용을 다루며 인류의 역사와 연관 지은 열과 불의 사용을 살 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는 위험한 야생동물을 쫓아내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데 불을 사용했고, 음식을 익혀 먹기 시작하며 점차 포식자에서 사냥꾼으로 거듭났다. 소화가 흡수가 잘 되는 음식으로 질병이 줄고 건강해지고 수명도 크게 늘어났다. 토기를 사용하기 시작하며 고온의 불에서 토기를 만들었다. 청동기 철기를 지나며 초고온의 불을 다룰 수 있게 되었고, 금속을 다루는 기술도 발달하였다. 또, 증기기관이 발명되고 산업혁명을 통해 드디어 전기를 발명하기에도 이른다. 현대 문명에서 우리는 석탄이나 석유, 화석, 물, 원자핵, 태양열 등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로 전환하여 사용하고 있다.

9장에서는 열역학 밖으로 나간 엔트로피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엔트로피를 각자 정의했다. 사실 열역학이나 통계물리학에서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법칙이다. 모든 자연법칙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자 열역학 밖에 있는 현상들에 대해서도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들이 나타났다. 생물학, 우주론은 물론 사회, 경제,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설명하는데도 사용되고 있다. 완벽히 정의되지 않아 그 양을 측정하거나 계산할 수는 없으나 인류가 이루어놓은 문명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생명체, 시간, 경제발전, 기술발전과 교육에 적용되는 새로운 엔트로피 개념을 접목한 설명이 참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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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용이 쉽지는 않았다. 물리학을 배운 지가 벌써 수십 년은 되지 않았는가. 학교 수업 시간에 배운 보일의 법칙, 샤를의 법칙, 열량과 비열, 대류, 전도, 복사와 관련된 부분이나, 열역학 제1법칙 제2법칙에 대한 부분이 나오니 기억은 가물가물했지만 어쩐지 반갑기도 하고 재미가 있었는지 말이다. 가끔 정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공식이나 법칙들이 나올 때는 멘붕이 오기도 했는데, 이럴 땐 남편에게 조잘조잘 물어가며 이해해 보기도 했다.

남편이 열역학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화력 발전소 제어 기술자라 그렇기도 하고, 학창 시절에도 물리 과목을 워낙 좋아해서 많은 걸 알고 있던지라, 책을 읽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정보가 방대한 책이라 함께 읽다 보니 조금 더 이해하기 쉬웠다. 남편은 자꾸만 내가 물리학 법칙들을 물어대니 대체 뭘 읽길래 엔트로피와 열역학법칙이 나오냐며, 자기가 읽어봐야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발전소에서 많이 쓰이는 법칙과 용어들이 가득한 책이라 마음에 든다며 읽어보겠다고 흐뭇해했다는 후문이다. 어려운 물리학을 스토리텔링으로 들려주는 과학 책이라 참 좋았다. 중학생 큰 아이 과학독후감 책으로 적극 추천해야겠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직접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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