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아파트 북멘토 그림책 1
박현숙 지음, 홍찬주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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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이하여 당분간 고모네 아파트에서 지내게 된
나여우는 어쩐지 포근하고 따스한 성격은 아닌 것 같은 고모와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부터 들었어요.

고모는 보자마자 아파트 사람들은 대부분 혼자 살기 때문에
참견하고 아는 척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여우에게 말해요.
여우는 인사도 하지 말라는 고모의 말이 이해 가지 않았지요.

여우는 천둥번개가 치던 으스스 한 어느 날 사라진 고모를 찾다
22층에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서 귀신을 마주쳤답니다.
풀어헤친 긴 머리, 치렁치렁한 하얀 옷, 검은 얼굴에 튀어나온 광대뼈
그리고 빨간빛이 번득이는 두 눈까지! 분명히 귀신이었어요.

여우는 고모에게 이야기했지만 고모는 바퀴벌레 걱정만 합니다.
귀신을 찾아 아파트 곳곳을 살펴보다 만난 경비 아저씨는
당연히 나여우의 귀신을 본 이야기를 믿어줄 리가 없었고,
괜히 귀신을 알리는 벽보를 붙였다 고모에게도 혼이 나지요.

하지만 알고 보니 그 귀신은 글쎄 귀신이 아니었어요.
바로 22층 할머니였어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로 뛰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노래를 부르는 23층 사람 때문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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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얘기해도 무시하는 23층의 소음을 잠재울 수 있을까요?
22층 할머니와 여우는 어떤 지혜로운 방법으로 해결을 했을까요?
이 아파트의 사람들은 왜 이렇게 다른 사람 생각을 안 할까요?
이 아파트는 벌레까지 들끓었는데요.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여우가 들고 왔던 상자 속에 있던 동물은 과연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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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작가님의 #수상한시리즈 를 좋아해서  전권을
다 소장하고 다 읽어본 독자로서 궁금한 아파트는 작은
서프라이즈 선물 같은 느낌의 책이었어요.

수상한 시리즈보다 짧은 그림책이니 당연히 내용은 짧지만,
어떤 수상한 사건이 일어나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라는 형태가 수상한 시리즈만큼이나 흥미로웠거든요.
수상한 시리즈 책들은 읽는 데에 시간이 꽤나 걸렸던 저희 집
막둥이도 단숨에 읽고 재미있다고 독서록을 쓸 정도로 말이죠.
이 책은 정말 초등 저학년도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책이랍니다.

그럼에도 긴장감과 탄탄한 이야기의 연계성이 참 좋았고요.
사회적으로 많이 대두되고 있는 '층간 소음'이라는 주제를
그림책 속에서 다루어 주신 것도 참 색다르고 좋았습니다.
사건을 해결하는 신박한 방법 또한 정말 흥미로웠고 말이죠.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주의에 가까울 정도로 우리 사회는
참으로 차가워졌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더욱더 말이죠.
다정함과 반가움의 인사보다 경계와 두려움을 갖게 되었고.
이웃에 누가 사는지 어떤 분들인지도 관심이 없이 살아가죠.

서로 관심이 없기에 더욱 배려도 하지 않고 살아가곤 합니다.
남이 벌이는 층간 소음에는 차갑고 무섭게 대응하고 있으면서도
내가 반대로 층간 소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에는 참 너그럽지요.

하지만 배려는 한 방향이 아니랍니다. 양방향입니다.
양방향 서로가 노력을 해야 서로 배려를 주고받습니다.
남이 먼저 꼭 나를 먼저 배려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먼저 하는 배려가 나비효과처럼 퍼질 수 있는 거죠..

개인주의가 뿌리 깊이 박혀있는 고모네 아파트를 통해
현대사회의 개인주의와 층간 소음의 문제를 이토록 재미있게
글로 풀어낸 책이라니 정말로 감탄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잘 모르지만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기에,
따스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행하는 배려야말로
진심으로 따스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탄탄한 기초가 될 겁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직접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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