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강경수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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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제가 사는 지역 도심에 멧돼지가 출몰했어요.
뉴스와 매체에서 멧돼지로 인한 피해를 많이 다루었죠.
저희 지역뿐 아니라, 멧돼지들이 가을에 자주 출몰합니다.
이유는 사람들이 도토리들을 주워가서 먹이가 부족해 서래요.

하얗고 빛나는 털을 가진 눈보라도 그랬어요.
단지 먹이가 부족해서, 배가 고파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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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때문에 북극이 점점 따뜻해지자
빙하가 그전처럼 충분히 얼지 않았어요.
그래서 바다로 가지 못한 북극곰 눈보라는
먹지 못해 점점 더 말라 갔답니다.

눈보라는 단지 살기 위해,
무척 위험한 일임을 알고도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향했지요.

마을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던 눈보라는
얼룩무늬 곰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진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북극곰을 무척 싫어했어요.
북극곰은 그저 마을의 골칫거리라며 위험하다고 했지요.
눈보라는 마을에 그 어떤 일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에요.

사람들은 눈보라에게 돌을 던지고 총을 겨누었고,
도망가던 눈보라는 그만 흙범벅이 되었어요.
흙을 보던 눈보라는 문득 어떤 생각이 들었지요.
그렇게 검은 흙을 한 움큼 쥐어 들었어요.

어느새 마을 사람들은 얼룩이 묻은 눈보라를 보자,
모두가 놀라워하며 눈보라를 판다라고 믿어버렸어요.
눈보라가 자신이 판다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도 말이에요.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가짜 판다 눈보라와 나누고,
줄을 서서 가짜 판다 눈보라와 기념사진을 찍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금세 가짜 판다를 사랑하게 되었죠.

그러나 이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어요.
결국 북극곰이라는 정체를 들켜버린 눈보라.

마을 사람들에게 쫓기게 된 눈보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사람들은 왜 눈보라를 진짜 판다라고 믿어버렸을까요?
사람들은 모든 일이 따뜻해진 기후 때문이란 걸 알게 될까요?
그리고 그 기후는 사람 때문이라는 것을 과연 알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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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그저 환경과 기후의 문제만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지닌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진실이 아닌 거짓에 대해 오히려 더 열광하고
본인들이 만들어낸 원인 따위에 관심이 없지요.
믿고 싶은 대로 믿어버리고, 보고 싶은 대로 봅니다.
아마도 눈보라가 눈 속으로 점점 사라진 이후에도
다시 올 눈보라를 경계할 뿐 미안해하지도 않을 겁니다.

우리는 우리를 되짚어 보아야 합니다.

사람들로 인해 먹을 것이 점점 부족해지는 동물들에 대해,
편리를 위해 세운 공장 때문에 병 들어가는 지구에 대해,
우리가 조금 편해지고자 아프게 만들어버린 동물에 대해,

우리는 원인을 생각할 수 있고,
또 우리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로 인해 동물들이,
더 나아가 지구가 아파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만들어버린 이 아픈 지구를 위해
저마다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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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빙의 왕 > 이후로 오랜만에 만나보는
#볼로냐라가치상수상작가 강경수 작가님의 < 눈보라 > 는

기후 위기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꼭 보아야 하는 책입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원인임을 꼭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로 인해 고통받는 동물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어요.
조금씩 바꾸어 나가면 어려운 기후 문제도 바꿀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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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눈보라는 눈보라 속으로 사라졌지만,
이 세상에서 사리지지는 않았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이제부터 바꾸어 나갈 테니까요.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직접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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