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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시간을 기억해
재키 아주아 크레이머 지음, 신디 더비 그림, 박소연 옮김 / 달리 / 2020년 10월
평점 :
영원한 이별을 해본 적이 있나요?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이별하는 일은
상상을 더할 수 없을 만큼 아픈 일입니다.
게다가 자신의 온 우주와도 같던 #엄마 를 잃는 일은
아이에겐 상상할 수 없는 정도로 큰 슬픔일 겁니다.
장례를 마친 듯한 모습으로 책은 시작됩니다.
꽃이 가득한 정원에서 아이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냅니다.
어느샌가 멀찌감치 있던 고릴라가 다가오네요.
"내가 곁에 있어 줄까?"
"좋아요."
"엄마가 죽었어요."
아이는 먼저 고릴라에게 말을 건넵니다.
그리곤 끊임없이 고릴라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누가 죽었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지요?"
"심장이 더 이상 뛰지 않는 거예요?"
"우리도 언젠가 죽게 되나요?"
"엄마는 어디로 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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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는 때론 친구처럼, 어른처럼, 엄마처럼
그렇게 잔잔한 마음의 대화를 아이와 이어갑니다.
엄마가 다시 돌아올 수 있냐는 아이의 질문에 고릴라는
그건 어렵지만, 엄마는 늘 너와 함께할 거라고 해요.
"저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요?"
"나는 언제나 네 뒤에 있단다."
고릴라는 늘 아이곁을 지켜줍니다.
고릴라가 건네준 데이지 꽃을 들고 아빠에게 향한 아이는
엄마가 보고 싶다며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요.
그렇게 아이와 아빠는 엄마를 추억합니다.
애써 괜찮은 척하지 않고 솔직한 마음을 나눕니다.
힘들어하던 아빠와 아이는 그렇게 추억을 안고
이 세상을 또 살아가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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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잃는 것은 너무나 슬픈 일이지만,
함께 했던 소중한 추억들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잊혀진 존재가 아닌, 마음속에 소중한 존재로 담아둔다면
세상에 없더라도 언제나 함께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거예요.
엄마를 만나겠다고 아이가 나무 꼭대기에 오르던 장면에서
정말 울컥했답니다.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읽어주었어요.
엄마는 언제나 네 뒤에 있다고 말이에요.
고릴라는 그렇게 아이 곁을 지켜주었답니다.
인자한 모습의 이 고릴라는 과연 누구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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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잃은 아이가 슬픔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먹먹하고 담담하게 잘 그려낸 그림책이었습니다.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이별.
그것을 마주한 아이의 마음을 따라가며 읽어보세요.
책의 표지부터 이렇게 여운이 길기는 참 오랜만입니다.
데이지를 건네는 고릴라와 아이의 표정이
제 눈에는 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아이를 꼭 안고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꼭 엄마와의 이별이 아니더라도, 이별의 경험이 없더라도
여러분에게 감동과 공감을 안겨줄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