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커다란 글로연 그림책 18
명수정 지음 / 글로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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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반짝이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아마 여러분의 어린 시절 일 수도 있고, 바로 얼마전 일수도 있겠죠.
혹은 사랑하는 내 아이를 처음 만나던 날일 수도 있어요.

가끔 살면서 시간이 지나 어느 시절을 회상하다보면,
그때가 그리운 것이 아니라 그때의 감정이 그리울 때가 있어요.
저희 막둥이가 태어나던 때로 돌아가고 싶은게 아니고,
막둥이가 태어났을 때의 뿌듯함과 행복감을 다시 느끼고싶은 거죠.

우리는 지치고 힘이 들 때 일수록
더욱더 이 반짝이는 행복들을 그리워 하게 됩니다.
근데 그러면서도 참 잊고 살지요.
바로 지금도 어느 순간 너무나 그리워할 행복의 순간이라는걸요.

저희 친정엄마는 늘 얘기하세요.
"나는 그래도 너희들(저희남매) 키울 때,
학교다니고 상장받아오고 뭐하나 맡아오면 학교 불려다니던
내새끼들이 내 삶의 전부였던 그때가 제일 좋았어" 라고요.

다시 돌아가고싶다는건 아니예요. 그때의 그 감정을 행복을
저희 엄마도 다시금 느끼고 기억하고 싶으신거죠.

때론 바쁘고 때론 힘들어 잊고살던 내삶의 반짝임을
다시 찾고 기억하는 순간 삶은 다시한번 아름답게 반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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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기린은 어느 날 밖을 내다보다 낚시를 하러 갑니다.
반짝이는 윤슬이 가득한 호수로~!! 아!! 바다일 수도 있겠네요.
기린은 #커다란커다란 을 외치며 커다란 물고기를 낚아올려요.

그 물고기는 커다란 곰인형을 삼키고 있네요.
기린을 생각해봅니다. 자신에게 반짝이는 행복을 주는 것에 대해.
곰인형과 함께 했던 어느 날의 행복한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다시한번 커다란 커다란을 외치며 낚시를 계속하자
이번엔 오르골을 삼킨 물고기가 잡히네요.
행복하고 아름다운 악기들과 함께한 그 날의 멜로디가 떠오릅니다.

자동차도, 딸기우유도, 책도, 사탕도 삼켰던 물고기들을
기린은 하나하나 낚아 올려요.
이 과정를 통해 기린은 자신이 원하는 커다란 것은 물고기가 아니라
행복하고 반짝이던 아름다운 순간들임을 깨닫게 됩니다.

모든 것을 건져올린 기린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이때의 기린을 혹시 보셨나요?

추억과 행복과 아름다운 순간들을 건져올린 행복한 기린은
알록달록 행복으로 예쁘게 빛이 나고 있어요.

기린은 이 모든 반짝임들을 샹들리에로 만들어서 걸어둡니다.
흑백으로 비추어지던 집안은 어느새 알록달록 온기를 되찾지요.
삶은 행복하고 반짝이는 순간들을 만날때 더 빛나고 아름다운 것 같아요.

또한, 작가는 바다속 물고기들에서 건져내는 것들에서
인간의 지나친 욕심으로 바다에 내버려진 것들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천으로된 곰 인형, 철로 된 오르골, 장난감 자동차,
플라스틱빨대가 꼽힌 우유곽, 종이로된 책, 비닐 봉지 등
이 모든 것들을 인간들이 바다에 버렸기에
물고기들은 먹고 병들어간다는 것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함부로 버려지는 물건들만큼 우리의 소중한 순간은 묻혀지기 쉽습니다.
함부로 버리지 않아야 할 이 행복들을 모두 모아 업사이클링한
샹들리에는 그래서 더욱더 삶의 가치를 빛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우리는 우리에게 커다랗게 남는 것이
커다란 장난감도, 커다란 사탕도 커다란 책도 아닌
우리가 그때 함께 했던 크나큰 행복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오늘도 그저 책으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예요.
지금 오늘 이 책을 보는 제 감정과 행복들이
제 마음속 어딘가에 있는 윤슬이 가득한 호수에서
유유히 반짝임을 감춘 채 살아가게 되겠지요.
어느날 꺼내어보고 떠올릴지 모를 행복이 될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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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정말 몇번이나 다시 보고 또 보았나 모릅니다.
볼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구요.
작가님이 상징하고있는 많은 것들이 볼때마다 새롭게 보이더라구요.
아마도 글이 거의 없기에 더욱더 집중이 되고 상상이 되는 것이겠지요.

정말 이 책은 하나의 표현예술 작품같기도 했습니다.
그림 하나하나 선으로 표현된 것을 보고 정말 감탄이 나왔지요.
좋은 그림에 좋은 상상력 더해져 하나의 예술작품이 탄생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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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반짝임이 커다란 빛이 되기를 바란다는
명수정 작가님의 좋은 말씀이 꼭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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