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영자 씨
이화경 지음 / 달그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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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림만큼이나 유쾌통쾌한 영자씨. 이화경 작가님의 할머니 이야기를 글로 옮겼다는 이 알록달록한 그림책 이야기는 나의 할머니도, 우리들의 할머니도 생각나 미소짓게 합니다.

책의 첫 페이지처럼 영자씨는 지는 법이 없습니다. 김치만 있어도 누구보다 밥을 많이 먹고, 수박 여섯통을 머리에 일 만큼 힘도 세구요. 벌레들도 단숨에 내리칠 줄 압니다. 우리들의 강인한 할머니들처럼 모진 세월들 이겨내며 살아오시느라 누구보다 용감하고 누구보다 씩씩하시죠.

그런 영자씨에게도 쉽게 이길 수 없는 것이 한가지 있어요.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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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늙어 간다는 것. 그것은 누구도 거스를 수없는 시간의 흐름이요,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옛날 모두를 소유했던 임금님도, 지금의 우리를 이끄는 대통령도, 힘이 쎈 운동선수도, 용감한 군인 아저씨도, 돈이 아주 많은 부자도 거스를 수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마음을 비워내는 용기가 참 필요한 것 같아요. 저도 40대 중반이고 아이들이 크는 만큼 점점 나이 먹어감을 느끼고 있는 중이거든요. 흰머리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 몸도 예전같지 않은데 이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는 참 쉽지 않아요.

그러니 우리의 할머니들은 어떨까요. 젊은 시절의 아름다움은 점점 사라지고 점점 약해지고 이곳저곳 아프기 시작하면 인생에 대한 회의도 늘어가겠지요. 그러나, 이 쉽지 않은 결투를 영자씨는 이겨냅니다. 그녀의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채워주는 도구들과 함께 말이죠. 그렇게 우리 영자씨는 씩씩하게 하루하루를 용감하게 이겨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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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의 엄마이다보니 요즘 9살 막둥이는 자꾸 엄마가 나이들어가는 것을 보고 걱정이 많았어요. 다리가 아프다하면 다리를 주물러주고 아프지 말라며 왜 엄마는 자꾸 아프냐고 하더라구요. 엄마 빨리 나이들지 않으면 좋겠다고, 엄마는 지금 그대로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또, 양가 할머니들도 점점 연세드는 것을 아이도 느끼니 뵐때마다 할머니는 왜 주름이 많아요? 할머니는 왜 머리가 많이 하얘요? 걱정을 하더군요.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할머니할아버지 엄마아빠는 너희가 자라는만큼 자연스럽게 나이들어 가는 것이고, 아주 자연스러운 자연의 법칙이라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그러니 미리 걱정으로 하루를 슬퍼하지 말고, 오늘이 미래 중에 가장 젊은 날들이니 걱정으로 슬퍼하지말고 지금 할수 있는 것들을 기쁘고 행복하게 하며 지내자고 했지요. 아이도 이해했는지 슬픈 표정을 거두고 끄덕끄덕 하더군요.

우리네 엄마들의 이야기, 우리네 할머니들의 이야기 나아가 나의 이야기인 이 책을 읽으며 흐뭇하게 미소가 지어졌고, 저도모르게 용기를 얻게 된 것 같아요. 점점 나이 들어감을 슬퍼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이겨내는 그 용기. 진정한 용기는 우리 마음 속에서 솟아 나는 것일 테니까요.

아이와 함께 나이들어감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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