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이야기
유리 글.그림 / 이야기꽃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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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해 겨울, 322만 마리 돼지들이 마지막이 되어 버린 첫 외출을 나섰습니다.

2010년 겨울을 정확히 기억합니다. 둘째가 돌이 지난 즈음에 우리나라에 구제역이 터졌죠. 정말 많은 돼지가 살처분 되었고 대부분의 돼지들이 산채로 구덩이에 파묻혔습니다. 뉴스와 언론에서 보도되는 장면을 볼떄마다 할말을 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것은 돼지에게도 비극이었지만,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상처를 주었습니다. 매일 밥주며 기르던 가축들을 산채로 모두 구덩이에 파묻어야 하는 농가도 힘들었고, 돼지를 파묻는 작업을 했던 사람들은 나중에 엄청난 죄책감과 공포로 트라우마를 겪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자려고 누우면 돼지들 비명소리가 들릴 정도였다고 하더군요.

이책은 그리할수 밖에 없었던 인간을 탓하지도, 이렇게 했다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왜 이런일이 발생했는지 그래서 돼지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담담하게 묘사를 할뿐입니다.

왜 이래야만 했을까. 인간이 하는 이일은 옳은 일인가? 이것외에 더 좋은 방법은 없었던걸까? 채식만이 옳은 방법인가? 많은 질문들이 책장을 덮으며 제 머리속에서 떠오릅니다.

하지만 정답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동물들의 먹이사슬로서 인간은 다른 생명을 먹을 수밖에 없으며, 최대한 동물의 입장을 배려하여 꼭필요한 섭취만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람들이 예방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 나쁜 병 때문에 어쩔수 없이 죽어간 동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은 다른동물보다 강합니다. 힘을 가졌고 두뇌를 가졌으니까요. 먹이사슬 관계에서 강한 동물인 인간이 다른동물을 먹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동물들이 살아있으므로, 생명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므로 그들이 사는 동안만큼은 행복하게 살아갈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어찌보면 강자의 배려라고 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처음엔 아이에게 이책을 설명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안먹으면 되잖아요. 안죽이면 되잖아요. 라고 하는 아이에게 나쁜병이 인간에게도 영향을 끼칠수 있고, 동물들의 전파속도는 지금 우리 코로나19의 전파속도보다도 더욱 빨라 따라잡을 수 없기에 어쩔수 없는 일 이었단다 라고 설명한들 아이는 100프로 받아들일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최소한 우리가 그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긴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자인 인간이 자신을 지키기위해 한 행동들이니까요. 그들을 먹는 것도, 그들을 버린 것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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