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아, 나 곧 강의 시작하는데.""어, 알았어.""쨀까?".고요한 너 대학교 와서 진짜 불량해졌네. 막담배도 피우더니.""쨀까?"내 말을 삼킨 고요한이 다시 진지하게 물었다. 그걸 나한테 왜 물어.
"너 빨리 가.""아, 왜-에."내 치졸한 질투가 다시 들끓어 오르려고 하고 있으니까.
난 사실 고요한과 헤어지기 싫다. 고요한도 그거라 믿는다. 아마도. 아마도.......정말 솔직히. 솔직히 나는 고요한과 헤어지는 상을 한 적이 있다. 여기서 더 진솔해지자면, 그 상상으로 우울해져서 며칠 식욕을 잃었다.
난 고요한을 바라보다 어느새 낡은 테이블에 올려진 녀석의 팔꿈치와 턱을 괸 큰 손을 눈에 담았다. 그리고 긴 장마로 지저분해진 신발까지도. 여기까지 올때도 뛰어왔겠지. 그럼 내가 일부러 고요한 강의실이랑 가까운 데에서 리포트를 쓰는 이유가 없어지잖아.
"난 달라. 나 대학원 갈 거니까. 성적 챙겨야 하는데.""대학원?"입술을 치던 고요한의 손짓이 멈췄다. 그러곤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왜?""왜겠냐. 내 미래 계획이니까 그렇지. 난 아직 성공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거든. 내 무언에 고요한은 짐짓 진지한 얼굴을 하더니, 정말 뜬금없는 타이밍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나 수업 들으러 간다.""갑,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