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너 진짜 꼴사나워.""아, 미친....... 옷 개작아.""네가 무식하게 큰 거라고, 그러니까 그냥 다른 애옷 빌리라니까?"
"너 학점 안 좋으면 나중에 후회할걸.""후회? 지랄은. 어차피 너나 나나 둘 다 취업할 일은 없잖아.""난 달라. 나 대학원 갈 거니까. 성적 챙겨야 하는데.""대학원?"
이 인파 속에서 누군가 나와 고요한의 대화를 엿들었다고 해도, 아마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교묘한 크기였다.
"준아.""어?""나 그냥 침 삼킬게."그럴까? 그러는 게 낫겠다. 나는 조용히 동의했다.고요한 역시 나와 다르지 않았는지, 평소보다 더음울하고새파란 얼굴로 북적거리는 매점 안을 훑었다.
"깝친다."나 왜 쟤 좋아하지? 가끔 이런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난 아닌 척 표정을 굳혔다.